2
부산메디클럽

유럽의 오페라 현장 <3>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저변 확대의 저력

“여전히 관객에 목마르다” 교육으로 길러내는 오페라 미래 수요층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7-09-18 18:54:2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정작 모차르트는 그의 고향을
- 못마땅해하는 쪽에 가까웠다
- 그의 명성을 빌려 키운 것은
- 후대 음악가들의 ‘노력과 센스’

- 어린이·청소년 음악교육으로
- 끝없는 관객층을 키워내고
- 삶이 음악과 하나가 되도록
- 백년 동안 공연환경을 조성했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여름 40여 일간 80여 나라에서 온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천국이 된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덕분이다. 지난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측의 표본 조사를 보면 전체 관객 10명 중 8명이 이 페스티벌을 6회 이상 정기적으로 찾았다. 20번 이상 찾은 사람은 4.7명이었다. 이들은 일반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 1.7일보다 훨씬 긴 6일 이상 잘츠부르크에 머물며 5회 이상 공연을 관람했다.
   
2017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어린이 오페라 캠프 ‘아이다’에 참여한 어린이들. ⓒ Salzburger Festspiele/Silvia Lelli
지난 7월 26일 찾은 잘츠부르크는 알프스산맥을 따라 도시를 가로지르는 잘자흐 강이 감싸 안은 절경이 빛났다. 바로크 양식 성당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세계 대전 때도 폭격을 받지 않아 중세 건축물이 잘 보존된 덕분이다. 시내의 상가조차 ‘1300년 건립’ 등 오랜 건립 연도가 새겨져 있다.

유네스코가 잘츠부르크를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 전부터 잘츠부르크는 ‘음악 도시’로 유명했다. 명성대로 모차르트 생가, 기념품, 시설이 즐비했다. 처음부터 음악 도시였던 건 아니다. 심지어 모차르트는 생전 잘츠부르크를 못마땅해했다. 모차르트는 실로 대단한 오페라 작품을 쏟아냈지만, 당시 잘츠부르크에는 오페라를 올릴 공간이 모자랐고 모차르트에게 걸맞게 처우하는 이가 드물었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활동을 길게 하지 않았는데도 잘츠부르크가 음악 도시로 명성을 얻은 건 모차르트 사후 음악인들의 공헌이 컸다. 1917년 잘츠부르크 축제 기구 설립부터 거장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의 기여가 바탕이 됐다.

■어린이와 청년을 위한 오페라

   
192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탄생을 알린 잘츠부르크대성당 앞 광장. ⓒTourismus Salzburg GmbH/Gunter Breitegger
1920년 첫 공연 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종합 예술의 인큐베이터’를 자처하고 있다. 오페라와 예술을 바탕으로 세계 예술의 트랜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100년을 내다보는 전통, 꾸준히 찾아주는 많은 관객이 있음에도 여전히 관객에 목말라했다. 어린이, 청소년, 20대 관객 확보를 중시했다. 잘츠부르크 다음으로 방문한 이탈리아 베로나의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 길리아노 폴로 총감독 또한 “오페라 관객의 유일한 동력은 교육이다. 모든 것이 교육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일주일간 오페라에 출연하는 ‘어린이 오페라 캠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 ‘모차르트와 함께하는 소개 워크숍’은 물론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젊은 성악가 프로젝트’ ‘젊은 지휘자 어워드’, 과학, 예술 분야 청년을 모아 탐구하는 ‘유스! 예술! 과학!’ 등을 포함한다.

■“극장은 우리 삶의 일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호프슈탈가세 거리. ⓒSalzburger Festspiele /Kolarik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과 연계해 예술인 아카데미를 내놓는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민정기 교수 겸 지휘자는 “페스티벌과 연계해 여름 아카데미가 열리고 대가들이 수업하는데 우리 대학생뿐 아니라 러시아, 미국 등지의 음대 학생이 모인다”고 말했다.

독일의 뮌헨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도 특정 계층과 세대에 국한하지 않았다.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슈타츠오퍼 TV’를 구축하고, 티켓 가격을 최소 11유로(약 1만4000원)부터 최대 400유로(약 54만 원)까지 세분화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쿠션 콘서트’는 편안한 공간에서 무대 위 예술가와 교감할 수 있다.

공연 전에 마련하는 설명회에서는 제작자와 관객 간 질문이 자유롭게 오갔다. ‘오페라는 삶의 일부이고, 극장은 항상 옆에 숨 쉬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심었다. 오페라 주 관객의 중·장년층이지만, 돈이 없거나 나이가 어려서, 오페라가 낯설어서 오페라를 보지 못한다는 말은 하기 힘들었다.

부산시는 오페라 축제인 ‘오페라 위크’를 마련해 오페라단 3곳에 3000만~1억 원 제작비를 지원하고, 찾아가는 거리 음악회를 여는 등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체감도는 낮다. 부산에 2015년 K.S.H ART(고성현 아트)를 설립하고 비전공자와 전공자를 위한 오페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홍지혜 음악감독은 “오페라 하면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는 분위기다. 선진 유럽 시스템을 당장 적용하기보다 관련 전공 학생과 애호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드는 것이 오페라하우스가 첫발을 내딛는 데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시민이 재미있다고 느껴야 관객이 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잘츠부르크=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도청도설] if, 손아섭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