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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인 최원준의 부산탐식프로젝트 <68> 민물생선 음식

맵싸한 메기매운탕, 진한 풍미의 잉어찜…입 즐겁고 건강까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0-17 19:43:03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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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낙동강 하구서 잡은 생선
- 매운탕·찜·구이로 입맛 사로잡아
- 회동수원지 인근 오륜대마을
- 민물생선 전문식당 한데 모여

- 붕어매운탕 짭짤하고 칼칼한 맛
- 어탕국수 영양가 많은 한끼 식사
- 저지방·고단백 보양음식 으뜸

한때 구포역 인근 낙동강 둑에는 수많은 강태공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곤 했었다. 어쩌다 낚싯대가 크게 휘고 낚싯방울이 요란하게 울릴 때면 강태공과 정체 모를 강의 어족과 힘겨운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릴에 감긴 낚싯줄이 사정없이 풀려나가고, 강태공은 그 낚싯줄을 온몸으로 감아 들이느라 진땀깨나 흘리는 것이다. 이러구러 승강이 끝에 땅으로 끌려오는 것은 어른 장딴지만 한 낙동강 잉어. 곁에서 지켜보던 구경꾼들의 탄성이 터져 오르고, 강태공은 득의만면하여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것이다. 잉어 한 마리에 온 강변이 재미난 구경거리로 신이 나던 시절이었다.
푸짐하고 맛깔나 보이는 메기매운탕의 ‘위용’. 담백하고 포실포실한 맛의 메기살과 매운탕 특유의 풍미가 잘 어우러진다.
■ 강 저수지에 지천이던 민물생선

지인 중에 낙동강 하구에서 장어통발어업을 하던 이가 있었다. 장어잡이용 통발을 적게는 수백 미터, 많게는 수 킬로미터까지 연결하여 장어를 잡았다. 그렇게 잡은 장어는 비싼 가격으로 식도락가들이나 일본으로 팔려나갔다. 그 수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이십 대 때 국내 생산 승용차 중 최고급 차종을 몰고 다니기도 했다.

집의 어른을 따라 낙동강 수로로 붕어낚시를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어른이 오래도록 취미 삼아 낚시를 해오신 터라, 돌아올 땐 늘 한 망태기 가득 붕어를 잡아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 잡힌 월척의 붕어는 집으로 가져와 매운탕이나 조림으로 가족들의 밥상에 오르거나, 푹 곤 후 곰국처럼 해서 식구들의 보양식으로 제공되기도 했다.

이렇듯 삼십여 년 전만 해도 부산은 낙동강을 비롯한 강과 하천이 건강하게 보존되어 있었고, 주변 저수지와 수로 등에서는 수많은 민물 어종이 다량 서식하고 있었다. 이를 식재료로 한 민물음식 또한 다양하게 존재했다. 하여 지금도 ‘붕어찜’ 등이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선정되어 있기도 하다.

석쇠에 올린 민물장어가 먹음직하게 구워지고 있다.
특히 낙동강에서는 주낙, 통발, 정치망, 투망 등의 어법으로, 철 따라 잉어 장어 강준치 끄리 웅어 참게 꺽지 등을 풍성하게 어획하던 하상어업이 발달하기도 했다. 그중 ‘갈깃대’라고, 긴 대나무 앞에 갈퀴처럼 생긴 도구를 달아 뱀장어를 잡는 가기질 장어잡이와 낙동강 하구 갈대밭에서 통발로 잡는 참게잡이, 투망으로 잡는 잉어잡이는 꽤 쏠쏠한 벌이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잡은 민물생선들은 낙동강변 물금이나 호포, 대동 등지에서 맛있는 요리로 변신하여 시민들의 입맛을 북돋웠다. 싱싱한 회로, 얼큰한 매운탕으로, 짭짤하게 익힌 찜으로…. 특히 장어는 구이로, 잉어는 찜으로, 붕어는 조림으로 사람 입맛을 사로잡았다.

부산에는 현재 직접 어획을 하지는 않지만 회동수원지에 접한 ‘오륜대마을’에 민물생선으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들이 집단화되어 있다. 일명 ‘오륜대 민물매운탕 마을’이 그것이다. 주로 메기매운탕, 붕어매운탕 등 민물매운탕을 보글보글 끓여내고, 민물생선회와 민물생선찜도 전문으로 곁들이고 있다.

■민물생선 음식의 중심, 오륜대

여러 가지 민물고기를 푹 끓여 장만한 어탕국수.
집을 개조한 민물생선 음식점들은 어느 곳이나 시골 고향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마당도 넓고, 주인장들의 마음 씀도 고향 이웃 같다. 대다수 집이 산수 그윽한 오륜대의 풍경을 마주 볼 수 있어 좋다. 수원지의 물결은 무심히 찰랑거리고, 청량한 바람은 세상의 모든 시름을 쓰다듬는다. 양말을 시원하게 벗어젖히니 신선놀음도 부럽지 않다.

메기매운탕을 시킨다. 오래지 않아 큰 뚝배기 냄비에 끓여 내온 메기매운탕이 걸쭉하다. 매운탕 특유의 풍미가 진하게 퍼지며 사람 입맛을 다시게 한다. 방아 향이 알싸하게 코끝을 간질인다. 산초가루를 넉넉하게 넣고 국물 한 술 떠먹어본다. 우선 첫맛은 진하고 걸쭉하니 혀에 감긴다. 그 뒤로 맵싸하고 개운한 뒷맛이 입에서 퍼지는데, 가히 일품이다. 중간치 메기를 사용해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하얀 살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메기살을 한 점 먹어보니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이 포실포실하게 전해져 오는데 느낌이 아주 좋다. 국물 속 방아 잎을 씹자 알싸한 향이 난다. 메기의 비린 맛을 없애주고 음식에 빠져들게 하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

곧이어 잉어찜을 시키니 팔뚝만 한 잉어가 통째 고스란하다. 잉어 위에 방아 콩나물 미나리 감자 무 팽이버섯 등 속을 양념으로 버무려 얹었다. 자작한 국물 한술 뜬다. 방아 향과 잉어 육수가 어울려 진하면서도 향긋하다. 땡초의 맵싸함도 같이 뒤따라 개운하기도 하다. 살점 한 입 입에 넣는다. 민물고기 특유의 진한 맛의 여운이 감돈다. 잉어가 품고 있는 거센 가시를 발라 먹는 맛도 꽤나 재미지다.

붕어도 매운탕이나 조림으로 내면 썩 좋은 밥반찬이나 술안주가 된다. 붕어매운탕은 메기매운탕과 달리 민물 특유의 진한 맛이 더 짙다. 짭조름하면서도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잠시 짬을 내어 요기하려면 어탕국수도 좋은 음식이다. 강에서 나는 여러 종류의 잡어를 가마솥에 고듯 푹 끓여, 여러 거섶과 국수를 넣고 끓이면 영양가 많고 걸쭉한 맛의 어탕국수를 맛볼 수가 있다.

이들 민물생선들은 음식으로서도 특별함이 있지만 그 효능도 남다르다. 대부분 저지방, 고단백이라 노약자들의 기력회복과 임산부 산후조리 등에도 유효한 보양 음식으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오던 음식이다.

■음식 보존과 개발 노력 기울여야

한때 구포 둑에서의 잉어낚시, 낙동강에 인접한 수많은 수로에서의 붕어낚시, 강의 어부들이 잡던 뱀장어와 강준치, 끄리 등이 넘쳐났고, 심심풀이 천렵으로 끓여 먹던 미꾸라지 추어탕과 민물잡어로 끓인 어탕국수, 피래미 튀김 등 추억의 음식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부산의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하천은 난개발과 생활 오·폐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낙동강은 하구언이 들어서면서 하천생태계의 혼란을 가져왔다. 저수지는 대부분 식수원으로 보호함으로써 어로 활동이 금지되는 등 식재료의 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상황들이 부산의 민물음식의 보존과 개발에 치명적인 난제가 되는 것이다.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문화공간 수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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