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에서 조명한 양천가방협동조합을 소개했다.

KBS 2TV ‘다큐 3일’에서는 양천가방협동조합 72시간을 담았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주택가 반지하에는 간판이 없는 수많은 소규모 가방공장이 숨겨져 있다. 과거엔 한국 가방 생산의 중심지였지만 최근엔 일감이 크게 줄어 쇠락을 거듭해왔다.

1980년대에는 하이틴 문화의 확장 등으로 ‘패션가방’이 인기를 끌며 신월동에서도 다양한 가방들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IMF 외환위기 및 중국·동남아 등지의 해외 생산라인과의 원가 경쟁으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했다. 2015년 기준, 신월동 사업장은 1990년대의 20%만을 유지 중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신월동 가방 장인들은 힘을 합쳐 ‘양천가방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양천가방협동조합의 목적은 신월동 가방단지의 재활성화 및 한국산 가방 브랜드의 부흥이다.

지난 6월, 양천가방협동조합은 자체 브랜드 ‘란트(LANTT)’를 만들어 스포츠 패션백을 출시하고 유통을 시작하기도 했다. ‘란트’는 Life, Attract, Necessity, Timeless Time의 머릿글자를 따 지은 이름으로 ‘가방을 곧 삶으로 하는 사람들(양천협동조합)이 만든 매혹적고 실용적이며, 초월적 시간의 가치를 가진 가방’이란 뜻을 담았다.

제작진은 가방 장인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이쌍화(61세) 씨는 “지금까지 할 줄 아는 게 가방 만드는 거니까 상황이 나빠져도 다른 일은 생각도 못한다. 다른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스스로 장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가방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재섭 씨는 “디자인 개발도 하고 가방을 연구한다”며 복잡한 사무실을 공개했다. 가방 하나에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는데 “옷보다 부속이 많아요. 가방 하나 만들려면 70여조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큰 인기를 끌었던 가방을 보여줬다.

양천가방협동조합은 현재 52개 업체, 169명의 조합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왜 신월동에 공장이 모여들었을까? 비행기 소음으로 건물 임대료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