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드인 부산’ 등 4개 부문
- 단편 위주서 장편까지 확대
- 11편 출품 중 4편 본선 올라

올해 19돌을 맞는 부산독립영화제의 판이 커졌다. 그간 단편으로 한정됐던 경쟁 부문인 ‘메이드 인 부산’에 올해 처음으로 장편영화가 등장해 상차림이 더 풍성해졌다.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도 최근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성 감독들의 장편 영화 제작이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사)부산독립영화협회는 오는 23~2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19회 부산독립영화제’를 연다. 부산독립영화제는 한 해 동안 만들어진 지역 독립영화의 흐름을 일별하고 그 의미를 정리하는 장이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다.

영화제는 4개 부문으로 열린다. ▷경쟁 부문으로 부산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메이드 인 부산’ ▷부산의 신인 또는 기성 감독이 만든 장편을 선보이는 ‘부산 독립 장편영화 초청작’ ▷한국 독립영화 감독 한 명을 엄선해 소개하고 비평하는 ‘딥 포커스’ ▷서울독립영화제, 인디포럼 추천작을 비롯해 다른 지역 영화를 소개하는 ‘한국독립영화초청’이다.

‘메이드 인 부산’에는 153편이 접수돼 19편이 본심에 올랐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변화는 ‘메이드 인 부산’에 장편영화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간 단편으로 한정했던 이 부문을 올해 처음으로 장편 데뷔작까지 확대했다. 출품작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부산을 기반으로 부산 감독이 만든 장편영화 11편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우윤식 감독의 ‘로타리’, 손일성 감독의 ‘동화’, 김재식 감독의 ‘이기적인 남자’, 김휘근 감독의 ‘뿔을 가진 소년’ 등 극영화 4편이 본선에 올랐다. 최용석 부산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최근 부산에서 활동하는 기성 감독의 장편 영화 제작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들 데뷔작 4편과 ‘부산 독립 장편영화’ 부문 초청작 5편 등 9편의 장편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올해도 극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메이드 인 부산 부문 본선작 19편 중 13편이 극영화이며, 다큐멘터리 3편, 실험영화 2편, 애니메이션 1편으로 예년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예심을 맡은 강소원 김기만 박인호 영화평론가 등은 “접수된 153편 중 119편이 극영화일 정도로 여전히 극영화가 많다. 반면에 지속해서 증가하던 다큐멘터리의 약세가 눈에 띈다”고 평했다.

본심은 장건재 감독, 정지혜 영화저널리스트, 홍은미 영화평론가가 맡는다. 본선 진출작은 영화제 기간 총 상금 500만 원을 놓고 경쟁한다.

‘딥 포커스’에는 ‘한여름의 판타지아’ ‘잠 못 드는 밤’ ‘회오리바람’ 등을 연출한 장건재 감독이 초청됐다. 개막작은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가 지원하는 ‘부산 옴니버스 영화제작 지원’을 받아 완성된 ‘부산옴니버스프로젝트’. 김수정 배연희 최정문 감독 등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감독 3인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옴니버스 장편 극영화로 선보인다. 이들 감독은 지난 2월부터 부산을 배경으로 한 소재와 촬영장소, 주제 등을 공유하며 제작했다.

최 이사장은 “올해는 장편 데뷔작을 비롯해 더 전문적이고 규모 있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부산독립영화제가 공식 배급에 앞서 중요한 플랫폼으로써 지역 독립 영화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