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그 무엇에 빠진 사람이다. 골프, 권력, 사랑, 재물 등 그 어떤 것에 빠진 사람은 그것을 소유하거나 누리면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행복의 조건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지금 우리 곁의 사람에게는 행복의 조건을 물어보면 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한 사람들이 원했던 행복의 조건은 동시대를 살지 않은 우리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가졌던 행복의 조건, 즉 마음을 빼앗긴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그가 남긴 유언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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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신사 참배를 반대하다 순교한 주기철 목사. 국제신문DB |
할리우드의 배우로서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산 오드리 헵번은 두 아들에게 “사람은 두 손을 가졌다. 하나는 나를 위해, 다른 하나는 남을 위해 쓰라”, 공산주의 사상을 체계화한 칼 마르크스는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600곡 이상의 가곡을 남긴 악성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는 “음악은 이곳에 소중한 보물을 묻었다”, 급진적 미국 흑인 해방운동의 기수 말콤 엑스는 “형제들이여! 이곳은 평화의 집이라네”, ‘사랑의 선교 수녀회’를 통해 평생 가난한 이들을 보살핀 성녀 테레사 수녀는 “예수님, 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낯선 한국에서 평생 나환자를 돌본 슈니 요셉 신부는 “내가 죽으면 나를 땅에 묻은 후에 내 묘 위에 나무 세 그루를 심어 그 나무가 잘 성장한 다음 갈 곳 없는 나환자를 위한 집을 짓는 데 써 주시오”, 대문호 괴테는 “내 조국을 위해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유감이다”, 식민지 조국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는 “만세, 만세, 만세, 대한독립 만세”, 미국 선교사로 한국의 항일운동과 국권 회복운동을 도운 호머 베잘렐 헐버트는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 황제 나폴레옹은 “프랑스, 군대, 선봉, 조세핀”이라고 유언했다. 이들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목숨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겼던 행복의 그 무엇에 빠져있었다.
참된 행복을 위해서는 참되고 의로운 것, 바르고 선한 것에 빠져야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독재자요, 전쟁 미치광이였던 히틀러는 원래는 비에 젖은 비둘기와 상처 입은 개와 굶주린 병사를 위해 자신의 재물과 삶을 투자한 따뜻한 사람이었다. 한때 목사가 되려고 신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권력의 야망에 빠진 뒤로는 600만 명을 죽인 살인자가 되었다. “항복이라는 굴욕을 피하기 위해 나는 자살한다. 즉시 불태워지기만 바랄 뿐이다”라는 불행한 유언을 남겼을 뿐이다.
반면,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삐아프는 사랑했던 연인 복싱선수 마르셀 세르당이 비행기 사고로 죽자 ‘사랑의 찬가’를 만들어 불렀다. 사랑에 빠진 그녀는 사랑을 가장 애절하게 부른 최고의 샹송 가수가 됐다. 일제강점기 신사 참배를 반대하다가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의 부인 오정모 사모는 북한 김일성이 주는 토지문서와 재물과 음식을 끝까지 사양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을 사모하겠다.” 오직 하나님 영광과 예수님의 은혜가 행복의 전부였다. 그래서 세상의 부귀영화를 물리칠 수 있었다. 양화진 선교사 묘역에는 한국 선교를 위해 3대가 희생한 셔우드 홀 선교사의 가족이 잠들어 있다. 사랑했던 한국에서 선교를 위해 6명의 인생과 목숨을 바쳤다. 선교가 삶의 전부였고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에 빠져있는가. 그것이 나와 내가 속한 삶의 공동체를 유익하게 하는 것인가. 참되고 선한 것에 빠짐으로 이 가을에 진정 행복하고 싶다. 가야교회 담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