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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원준의 부산탐식프로젝트 <73> 다대포 방어

끝도 없는 고소한 공격… 겨울은 방어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2-05 18:51:1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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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치에 버금가는 겨울진객
- 제주 모슬포·마라도 외에
- 다대포 앞바다에도 어군 형성
- 10월~2월 채낚기로 어획

- 갈빗살 결대로 길게 썬 육회
- 밥 반찬으로 좋은 일식 조림
- 큼직하게 썬 등살로 지진 전…
- 부산물까지 버릴 게 없어

식도락가들에게 겨울철 대표 생선회를 추천하라면 단연코 방어를 첫손꼽을 것이다. 겨울이 되면 방어의 배에 기름이 오를 대로 올라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요즘 언론에 겨울철 대표 생선회로 부각되면서 전국적으로도 그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일본에서도 참치와 더불어 가장 선호하는 겨울 횟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방어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지역의 특산품으로만 인식이 되고 있는데, 부산의 다대포도 방어 주산지 중의 한곳이라면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제주 남부 모슬포, 마라도 지역과 울산 방어진, 부산의 다대포 등이 겨울 방어 어군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다대포 어시장에서 사다가 초장집에서 맛본 방어회.
■국내 방어 주산지 중 한 곳, 다대포

방어는 농어목 전갱잇과에 속하는 등 푸른 생선이다. 난류를 타고 움직이는 온대성 어류로, 캄차카반도 해역에서 여름을 보낸 뒤 2∼6월 산란을 위해 대만 해역으로 회유한다. 부화 후 4년이면 길이 80cm 이상으로 자란다.

손질하기 직전 펄떡펄떡 뛰는 다대포 방어. 배에 기름 오른 겨울 방어는 감칠맛이 배가된다.
부산에도 다대포 지역의 형제섬 인근이 물골이 깊고 조류가 급해 양질의 방어가 어획되는 지역이다. 특히 2월 이후 산란철을 맞아 11~1월 즈음에 다대포 앞바다로 회유를 하는 방어는 최고로 맛이 좋을 시기이다. 특히 1m 급의 ‘대방어’는 참치와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맛이 뛰어나다.

다대포 방어는 10월부터 어군이 형성되어 2월까지 어획이 되는데, 12월이 어획량도 많고 씨알도 굵은 시기라 맛도 그 꼭짓점을 찍을 때이다. 이즈음 다대포 어시장에 가면 1㎏ 미만의 새끼 방어부터 4㎏이 넘어가는 대방어까지 다양한 방어를 맛볼 수 있는데, 10~15㎏의 대물 또한 심심찮게 만날 수도 있다.

다대포 방어는 주로 채낚기 어업으로 어획한다. 소형 어선은 원줄에 10여 개의 가짓줄을 달고, 그 끝에 낚싯바늘을 달아 수심 30∼50m까지 내린 후 손으로 직접 끌어올린다. 일명 훌치기 외줄낚시이다. 중형 이상의 어선은 배 양쪽에 긴 장대를 설치한 뒤 각각 낚싯줄을 연결하여 양망기로 끌어올려 잡는다.

모든 어종이 그렇듯이 방어도 큰놈들이 맛이 좋은데, 특히 특유의 깊은 감칠맛과 오돌오돌한 식감이 남다른 대방어 급을 선호한다. 무게에 따라 2㎏ 미만의 방어를 ‘소방어’, 2~4㎏급은 ‘중방어’, 4㎏ 이상은 ‘대방어’로 불리며, 가격과 맛 또한 그 크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에서는 방어를 ‘출세어’라고 해서 성장 시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고 있다. 60㎝ 미만을 ‘하마치(ハマチ)’로, 그 이상을 ‘부리(ぶり)’라 부른다. 그중 가장 맛이 든 대방어를 ‘오부리(おぶり)’라 부르며 귀히 여긴다.

다대포에서는 이 방어를 생선회와 더불어 구이, 매운탕, 육회, 찜 등 다양한 음식으로 조리해 먹는다. 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돌아 어느 것 한 가지도 빠지지 않는 맛의 구성이다.

■다대포서 맛보는 겨울 방어의 묘미

방어 갈빗살 부위로 만든 방어육회.
다대포 어시장에서 3㎏ 정도의 ‘중방어’를 잡아 인근 초장집에 맡긴다. 먼저 나온 ‘방어회’를 살펴본다. 전체적으로 살이 붉은색으로 선명하면서 지방이 밴 부위는 노란 빛을 띤다. 특히 껍질 바로 안쪽 등살은 짙은 팥죽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숙성시킨 선어를 먹는 일본과 달리 활어 상태에서 바로 회를 쳐서 먹기에, 붉은 살인데도 탄탄한 식감이 남다르다.

등살 한 입 맛본다. 우선 차진 식감이 그럴듯하다. 쫀득쫀득하면서도 오돌오돌하다. 뒤이어 육즙이 입에 돌면서 고소하고 들큰하니 감칠맛이 혀에 착착 감긴다. 뱃살은 육질이 더욱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맛이 더더욱 깊다. 씹으면 씹을수록 그 풍미와 감칠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머문다.

달걀옷 입혀 지진 방어전
방어의 갈빗살은 ‘방어육회’가 되어 상에 올랐다. 가시를 제거한 갈빗살을 결대로 길게 썰어, 마늘, 땡초, 참기름에 버무린 후 통후추를 솔솔 뿌렸다. 한 젓가락 입에 넣으니 고소함이 풍성하게 터져나온다. 식감도 입안에서 맴돌 정도로 탄탄하다. 참기름과 후추향이 코끝으로 기분 좋게 살짝 올라와 이마저도 흔쾌하다.

중방어를 잡았기에 남은 회와 미리 장만해둔 대가리, 뼈 등으로 ‘방어조림’과 ‘방어전’을 만들어 먹어본다. 생선전은 부산에서도 자주 해 먹는 음식이거니와 조림도 일식문화의 영향으로 인기 있는 메뉴로 정착한 지 오래다.

큼직하게 썬 방어 등살 회를 달걀 옷을 입혀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지진다. 고명으로 색색의 고추를 올려 느끼한 맛을 잡았다. 따뜻할 때 한 점 맛본다. 참 부드럽다. 그리고 끝 간 데 없이 고소하다. 밥반찬으로나, 술안주로나 어느 것 하나 손색이 없겠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방어조림
‘방어조림’은 손과 정성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우선 쌀뜨물에 큼직하게 썬 무를 넣고 뭉근하게 삶는다. 방어 대가리는 잔 비늘을 제거한 후 뼈와 함께 프라이팬에 덖으면서 익힌다. 이 둘을 합쳐 조림간장 육수에 맛이 밸 때까지 조린다.

이렇게 만든 방어조림은 회를 뜨고 남은 부산물로 조리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그 맛이 출중하다. 방어 살에 짭조름한 간장육수가 배어 전체적으로 깊고 그윽한 맛을 낸다. 함께 먹는 무 또한 주연급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간간함이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일본인들에게는 ‘부리다이콘(ぶり大 根)’이라 하여 회와 초밥과 함께 즐겨먹는 음식이다.

방어는 그 외에도 부위별로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되는데 대뱃살은 초밥으로, 선어는 소금에 절였다가 구이로, 대가리 등 부산물은 매운탕이나 맑은 국으로 만들어서 먹는다. 이처럼 방어는 참치와 더불어 버릴 것 하나 없이 모든 부위를 조리하여 먹는 ‘겨울의 진객’이다.

특히 다대포 방어는 12월이 그 맛이 최고조이기에, 이즈음의 방어회는 어느 지역의 방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익한 영양소 또한 풍부하기에, 겨울철 건강에도 유효하므로 더 반가운 생선이다. 다대포 방어, 우리 부산의 겨울 대표 생선이라 더욱 정겨운 어족이기도 하다.

문화공간 수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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