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연합뉴스

연극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이윤택 연출가가 자신의 성폭력 논란이 확산되자 관련 형량을 법률 전문가에게 문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연출가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발언의 저의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의 법적 책임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기자회견에서 계산된 발언을 한 게 아니냐는 거다. 이에 이 연출가를 둘러싼 성 폭력 피해 폭로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적용 가능한 법 처벌 수위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법조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윤택 연출가의 처벌을 논하기 전에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사실 관계의 파악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찰 등 수사 당국이 관련 내사 및 수사를 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2013년 6월 1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11729호)과 형법(법률 제11731호) 등이 개정됨에 따라 성범죄 관련 친고죄 조항이 모두 삭제되었다. 과거 성범죄는 피해자의 명예와 2차 피해발생 우려 등을 이유로 피해자나 고소권자가 직접 고소해야 수사와 처벌이 가능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강간, 강제추행 등 형법상 모든 성범죄와 공중 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 특별법의 모든 성범죄에서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사라져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

이에 경남경찰청은 이윤택 전 연희단패거리패 예술감독과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 경남 김해의 극단 대표 A씨의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해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조사 과정이 끝난다면 공소시효(강간 10년) 등 법적인 검토를 거쳐 경찰의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수사 결과 이 연출가와 관련된 폭로의 상당수가 사실로 밝혀지면 처벌은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법조계는 구체적인 피해 사실, 횟수 등이 특정돼야 판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제297조 강간) ’ ‘ 또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성폭행 혐의가 인정되고 공소 시효 내에 있다면 형량은 최소 3년이라는 실형 적용이 가능하다.

만약 이 연출가에게 강제추행 혐의가 붙는다면 형법 제298조(강제추행)가 적용 가능하다. 이 조항에 따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물론 처벌 수위는 초범, 재범, 피해자와의 합의 유무에 따라달라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경찰이 면밀히 조사해 문화계 갑질 성폭력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공소시효 끝났다고 대충 마무리하지 말고 최근 일까지 토씨하나 빼먹지 말고 털기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