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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6·25전쟁…부산근대미술 태동기 돌아본다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  |  입력 : 2018-03-05 19:17:3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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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6일부터 7월 29일까지
- 부산 사람 그린 안도 요시시게
- 지역 첫 서양화가 임응구 등
- 100년 전 일제강점기 다룬 1부
- 전쟁 피해 모여든 전국 미술가와
- 향토 작가 작품 소개한 2부 통해
- 지역미술 역사·정체성 등 조명

- 부산 1세대 서양화가 고 김종식
-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도 열려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부산 미술의 태동기를 돌아보는 전시를 통해 지역미술의 정체성을 조명한다. 부산 근대미술 태동기인 일제강점시기부터 현대적 정체성이 본격적으로 구축된 피란수도 시기를 조명하는 개관기념전과 부산의 1세대 서양화가 고 김종식 개인전이 진행된다.
   
일제강점시기 부산에서 활동하며 부산 근현대미술 형성에 영향을 미친 일본인 화가 안도 요시시게의 ‘하얀 저고리를 입은 소녀’.(왼쪽), 국제신보(국제신문의 옛 명칭) 기자로도 활동한 부산 화가 김영덕이 전쟁의 아픔을 강렬하게 표현한 ‘전장의 아이들’.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은 오는 16일부터 7월 29일까지 2층 전관에서 ‘개관 20주년 특별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특별전은 부산 근대미술의 태동기인 일제시기 부산 미술의 내부를 살펴보는 1부 ‘모던, 혼성 : 1928~1938’과 6·25전쟁기 문화적 르네상스를 이루었던 2부 ‘피란수도 부산_절망 속에 핀 꽃’으로 구성됐다. 오는 5월 25일부터 8월 12일까지는 고 김종식(1918~1988)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부산의 작고 작가, 김종식’ 전이 열린다.

1부 ‘모던, 혼성 : 1928~1938’은 개항 이래 근대화 과정의 영욕을 함축한 도시 부산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모던’과 ‘혼성’이라는 키워드로 읽는다. 부산의 근대성과 문화적 자생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100여 년 전 부산은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보다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당시 부산 사람에게 철도와 백화점, 일본을 거쳐 유입된 서양문화는 낯선 한편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 전시에서는 서양화에 매료돼 부산의 첫 화가가 된 대신동 출신 임응구가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고 동경미술학교에 입학한 1928년부터 동래 출신 김종식이 동래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동경제국미술학교(현 무사시노 미술대학)에 입학한 1938년까지 부산 사람이 근대를 어떻게 경험하고, 지역문화와 혼성시켰는지 살핀다.

특히 일제강점시기 부산에서 활동한 일본인 화가, 부산 작가에게 영향을 미친 일본 근대미술을 부산에서는 최초로 소개한다. 이는 일제시기를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지금까지 금기시된 영역이다. 1926년부터 1934년까지 부산에 머물며 부산 사람의 일상을 그림으로 남긴 재부산 일본인 화가 안도 요시시게의 작품 40점을 공공미술관으로는 처음 공개한다. 일본인 화가들이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잇는 부관연락선을 타고 관광하며 남긴 화첩 속 부산 모습도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작품 149점과 자료 80여 점을 선보인다. 또 당시 부산 사람에게 시각적, 문화적 충격이었을 신작로 풍경과 백화점, 은행 등 근대건축 공간을 체험하는 전시공간도 마련된다. 2부 ‘피란수도 부산_절망 속에 핀 꽃’은 부산 근대현미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6·25 전쟁 피란지 부산에서 일어난 미술·문화 현상을 탐색한다. 부산에서 활동한 피란 화가, 피란 화가를 맞아 향토성·민족성을 더욱 강화한 부산 화가, ‘토벽 동인’ ‘신사실파’ ‘제1회 현대작가초대전’ 등 다양한 동인의 활동, 혼란한 전쟁기에도 문화예술인의 문화공간으로 꽃을 피웠던 부산의 다방 문화, 피란 작가의 생계를 해결한 ‘대한도기’의 역사, 당시 삶을 반영한 영화 등을 선보인다. 26명 작가의 작품 101점이 공개된다.

전시에는 부산에 피란 와서 미술 활동을 한 근현대미술 선구자들의 작품이 대거 등장한다. 6·25 전쟁 때 전국 미술가 대부분이 부산으로 피란했다. 이중섭 김환기 장욱진 박수근 천경자 백영수 등 피란 작가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웠다. 이중섭의 그 유명한 은지화가 탄생한 장소는 화구가 턱없이 부족했던 피란 시기 부산의 다방이었다. 부산 서양미술 주요 작가였던 김종식 송혜수 양달석 김영덕 등의 작품도 피란 작가 못지않게 강렬하다.

방대한 아카이브도 볼거리다. 다방 문화를 조명한 ‘르넷쌍스 다방’ 아카이브 전시는 전쟁기 광복동 다방의 위치도를 보여주고 1952년 녹원다방 ‘백영수 미술전’ 방명록을 해제했다. 아카이브 전시의 또 다른 축은 당시 부산의 출판문화다. 부산을 제외하고 전국의 인쇄시설이 올스톱한 상황에서 국제신보(국제신문의 옛 명칭)와 부산일보는 전국지 역할을 하며 문화예술 기사와 평론를 쏟아냈고, 경향신문 동아일보 등 서울 매체도 부산에 와서 다양한 문화예술 기사를 생산했다. 전시에서는 당시 주요 문화예술 관련 신문 기사를 그대로 보여주며 관객이 미술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김선희 부산시립미술관장은 “개관기념 특별전과 김종식 전을 통해 부산 미술의 역사와 맥락의 출발점을 재조명함으로써 시립미술관 20년 활동을 재점검하고, 지역 미술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인식하는 스펙트럼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4시에는 개관 20주년 기념 로비콘서트가 열린다. 전시 기간 중 도슨트 투어와 큐레이터 토크 행사도 진행된다. 무료. (051)740-4241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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