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책 읽어주는 여자] 단비야, 삼촌과의 비밀은 지키지 않아도 괜찮아 /안덕자

가족 앨범- 실비아 다이네르트 외 1명 글 /울리케 볼얀 그림·엄혜숙 옮김 /사계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3-09 19:03:51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아이가 싫어해도 자꾸 껴안는 삼촌
- 가족 앨범 지키려 꾹 참는 어린 단비

- 나쁜 어른에게 상처받은 어린이에게
- ‘네 잘못 아니야’ 위로 건네는 그림책

생쥐 가족으로 의인화된 등장인물을 통해 아동 성폭력 문제를 조심조심 그러나 깊게 다룬 그림책. “단비는 평소처럼 소파 위에 앉아 가족 앨범을 보고 있어요. 조심조심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보고 있어요. 단비는 인형에게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 인형은 막둥이 삼촌이 선물로 준 거예요.” 단비는 그 인형을 가지려고 삼촌이 원하는 이상한 뽀뽀도 했다.
   
그림책 ‘가족 앨범’에 실린 울리케 볼얀의 그림. 단비네 생쥐 가족이 주인공인 이 그림책은 어린이를 해치는 성폭력의 문제를 진지하고 신중하게 다룬다. 사계절 제공
단비네는 사람들이 쓰는 소파 밑에서 산다. 엄마, 아빠, 자매인 소라와 막둥이 삼촌이 가족이다. 엄마, 아빠는 늘 바빠 아이들의 말을 깊이 들어줄 시간도 없고 같이 놀아줄 시간도 없다. 삼촌에게 도와달라 하라며 자꾸 미룬다. 어느 날, 단비네 집으로 고양이 뭉치가 며칠 묵어야겠다며 온다. 그 사실을 엄마에게 말하지만, 엄마는 건성으로 듣는다. 그러다 고양이 냄새를 직접 맡고서야 놀란다. 엄마는 단비가 좋아하는 인형이 소파 위에 있지만 절대 혼자는 가면 안 된다고 한다. 막둥이 삼촌한테 부탁하라고 한다. 단비는 소라와 싸우다 망가진 인형을 보고 삼촌이 화를 낼까 두렵다. 그러나 삼촌은 단비에게는 늘 친절하게 대한다. 삼촌은 단비를 데리고 인형을 찾으러 소파 위로 간다. 고양이 냄새가 나는데도 막둥이 삼촌은 무서워하지 않는다. 단비를 무릎에 앉히고 숨이 막히게 껴안는다. 삼촌은 꼬리를 내밀며 근사한 일이 일어날 거라며 만져보라고 한다. 단비는 삼촌이 이러는 건 너무 싫다. 삼촌이 인형을 만들어 준 것도 좋고, 망가진 인형을 고쳐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숨이 막히게 자꾸 껴안는 것은 싫다. 도망가고 싶다. 뭔가 이상하긴 한데 단비는 그게 무엇 때문이지 잘 몰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의도된 나쁜 친절을 잘 모른다. 그냥 자기를 좋아해서, 귀여워서 그러는 줄 안다. 거부하면 버릇없는 아이 같다고 생각한다. 어른에게 공손해야 하고 호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받아서다. 단비는 세상에는 두 가지 비밀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소라와 함께 설탕을 숨겨둔 곳, 또 하나는 삼촌과 약속한 비밀. 삼촌은 비밀을 말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단비가 가장 좋아하는 가족 앨범은 찢어지고 말 거라고 한다. 삼촌과의 비밀이 싫지만 가족 앨범이 찢어지는 건 너무 슬프니까 절대 말할 수 없다.

단비는 삼촌을 피해 다니다 고양이 뭉치가 놓은 덫에 걸리고 만다. “도와줘요. 삼촌, 날 꺼내줘요.” 그러나 삼촌은 위기 상황이 되자 돌변한다. 도와달라는 단비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윽박지르며 도망간다. 그러다 뭉치에게 잡힌다. 단비는 가족 앨범이 망가질까 계속 두려워한다. 사후약방문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엄마는 단비 편이다. 단비 엄마가 가족 앨범에서 삼촌 사진을 뜯어냈다. 뭉치에게 끌려간 삼촌은 더는 볼 수 없었다.

   
이 책을 어린이들에게 차마 읽어 주고 싶지 않지만 세상이 어디 그런가! “나쁜 어른들의 욕망으로 ‘Me Too’가 된 상처 입은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드립니다.” 뭉치에게 이미 잡혀간 막둥이, 그리고 어느 곳에 숨어 있어도 꼭 잡히고야 말 막둥이 같은 자들에게 경고의 의미로 이 책을 보여준다. 그리고 단비 같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심리학자의 말이 있다. ‘넌 아무 잘못이 없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동화작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6. 6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7. 7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8. 8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해수부, 안전관리 빛난 광안리 ‘우수 해수욕장’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7. 7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0. 10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7. 7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8. 8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9. 9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