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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완 신부의 신앙 이야기 <2>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교만·욕심 버리고 사랑과 연대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3-23 19:26:43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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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미투(#MeToo) 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성추행에 대한 고발과 여기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어쩌면 이 미투 운동도 정권을 바꾼 촛불과 연결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보자는 의미가 여기 들어있을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범시민행동’이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경에 보면 인간의 성은 그 시작부터 인간의 노동과 함께 하느님의 가장 큰 축복이었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1, 28).” 이 구절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사랑으로 자손을 번성시키고 노동으로 만물을 돌봄으로써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축복을 받았음을 드러내고 있다. 즉 사랑과 노동으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참여하고 자아를 실현하며, 낙원의 삶을 영위하게 됨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낙원에서의 삶은 깨어지고 하느님의 위대한 축복이 오히려 저주로 바뀌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사건이 바로 선악과를 따먹는 이야기다. 아담과 이브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의 명령을 거역하게 되는데, 뱀은 하느님을 불신하게 만든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창세3, 5)” 는 말로 하느님께서 아주 중요한 무엇인가를 숨기고 인간에게는 주지 않으신 것처럼 생각하게 했다.

뱀에게 속아 하느님의 말씀을 저버린 결과는 처참했다. 하느님의 가장 큰 축복인 노동과 아름다운 인간의 성은 도구가 되고 착취 대상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느님처럼 되었기에 모든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랐고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악(惡)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힘이 있으면 다른 사람이나 피조물을 목적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고, 그렇지 못하면 착취 대상이 되어 비인간적인 처우 속에서 살게 되고 말았다. 결국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축복 대신 큰 힘을 가지기 위해 서로 싸워야 하는 세상, 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구조는 역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에 선악과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하느님이 인간을 이런 불행 속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구세주를 보내주셨다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믿음이다. 이 믿음은 우리를 스스로 하느님이 되고자 하는 교만과 욕심에 벗어나도록 이끌어준다. 그리고 힘보다는 사랑의 열매가 소중함을 보여주는데, 미투 운동이 그 연대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미투 운동이 참으로 과거 관행을 고치고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하느님 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려는 태도가 선악과를 따먹게 만들고 그 결과 인간이 받은 축복이 저주가 되는 것이었다면, 그래서 약자가 착취당해야 했다면, 그것을 고치고 서로 존중하는 인격적 연대를 이루고자 한다면 하느님의 뜻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는 미투 운동이 될 것을 기대하고 기도해 본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 5)

cpbc부산가톨릭평화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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