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무지에서 40년간 나무 심은 부피에
- 척박한 땅이 생명의 숲으로 변하고서야
- 사람들은 자연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 생태계 파괴로 인간이 위협받는 요즘
- 이제라도 지구를 지켜야하지 않을까
꽃 피는 사월을 지나 오월은 온 천지가 푸른 향연으로 가는 길목이다. 조금 더 지나 유월이면 나무들은 주체할 수 없는 그 싱싱함을 온통 푸른 잎으로 발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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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나온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개정판에 실린 삽화가 최수연의 그림. 두레 제공 |
얼마 전 아파트를 벗어나 조그만 뜰이 있는 오래된 집으로 이사했다. 주변에는 집처럼 오래된 나무가 많아 바람이 불면 나무 숲속에서 파도 소리를 듣게 된다. 아주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가꾼 산속에서 들었던 바람과 나무의 합창 소리와 같았다. 30여 년 전 누군가 심어 숲을 이룬 나무를 보며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생각한다.
프로방스 지방의 황무지 고원지대에 양치기를 하며 혼자 사는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내와 외아들을 잃고, 홀로 산중에 들어와 고독하게 살고 있다. 그가 사는 고원지대는 처음부터 황무지는 아니었다. 숲이 무성하고 물이 흘러가고 사람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기심과 탐욕에 사로잡혀 서로 많은 숯을 구워 파느라 나무들이 서서히 사라져 가 폐허의 땅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집을 버리고 하나 둘 떠났다. 세월이 흘러 지붕이 벗겨지고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만 남았다. 그곳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부피에는 양치기를 하며 가장 좋은 도토리를 골라 가지고 다니며 황폐한 산에 3년 동안 10만 개의 도토리를 심었다. 거기서 2만 그루의 싹이 났다. 물이 있을 것 같은 곳에는 자작나무를 심었다.
40년 동안 나무를 심으면서 그는 두 번의 전쟁이 일어났는데도 모르고 오로지 평화롭게 자기 일만 계속했다. 얼마나 깊은 곳에서 나무를 심었으면 전쟁에 필요한 목탄 가스를 얻기 위해 많은 떡갈나무가 베어져 나갔지만 부피에가 심은 나무는 살아남았다.
40년이 지나면서 그곳에선 모든 것이 변해갔다. 공기까지도. 메마르고 거친 바람 대신 향긋한 냄새를 실은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이 저 높은 언덕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마을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이주민까지 터전을 잡고 살게 되었다.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는 고결한 인격을 지닌 부피에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과 육체적인 실천이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는 홀로 철저한 고독 속에서 오로지 나무만 심었기에 말하는 습관도 잃어버렸다. 이기주의를 벗어나 공동의 선을 위해 일하는 그의 모습은 신이 보내준 사람이라고까지 느껴진다. 오래 사랑받은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애니메이션 영화와 그림책으로도 나왔다.
어느 날 산림 감시원이 부피에가 만든 숲인 줄 모르고 말한다. 천연 숲이 스스로 자라는 것은 처음 본다고. 숲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르니 밖에서 불도 피우지 말라고 한다. 부피에는 그러든가 말든가 나무를 심을 뿐이었다. 부피에의 숲은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이 다녀간 뒤 나라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숯을 굽는 일도 금지했다.
전 세계의 폐라고 일컫는 아마존 밀림이 점점 파괴되어가고 있고, 지구는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난개발로 인하여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일어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간다. 사람이 편하게 살고 싶어 한 일들이 집단 희생을 몰고 오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훗날 숲을 보려면 그리고 인재를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한 그루 나무부터 심어야 하지 않을까.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