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책 읽어주는 여자] 더 많은 희생 낳기 전에 나무 한 그루 심자 /안덕자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김경온 옮김 /두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6-01 19:43:57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황무지에서 40년간 나무 심은 부피에
- 척박한 땅이 생명의 숲으로 변하고서야
- 사람들은 자연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 생태계 파괴로 인간이 위협받는 요즘
- 이제라도 지구를 지켜야하지 않을까

꽃 피는 사월을 지나 오월은 온 천지가 푸른 향연으로 가는 길목이다. 조금 더 지나 유월이면 나무들은 주체할 수 없는 그 싱싱함을 온통 푸른 잎으로 발산할 것이다.
   
지난 3월 나온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개정판에 실린 삽화가 최수연의 그림. 두레 제공
얼마 전 아파트를 벗어나 조그만 뜰이 있는 오래된 집으로 이사했다. 주변에는 집처럼 오래된 나무가 많아 바람이 불면 나무 숲속에서 파도 소리를 듣게 된다. 아주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가꾼 산속에서 들었던 바람과 나무의 합창 소리와 같았다. 30여 년 전 누군가 심어 숲을 이룬 나무를 보며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생각한다.

프로방스 지방의 황무지 고원지대에 양치기를 하며 혼자 사는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내와 외아들을 잃고, 홀로 산중에 들어와 고독하게 살고 있다. 그가 사는 고원지대는 처음부터 황무지는 아니었다. 숲이 무성하고 물이 흘러가고 사람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기심과 탐욕에 사로잡혀 서로 많은 숯을 구워 파느라 나무들이 서서히 사라져 가 폐허의 땅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집을 버리고 하나 둘 떠났다. 세월이 흘러 지붕이 벗겨지고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만 남았다. 그곳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부피에는 양치기를 하며 가장 좋은 도토리를 골라 가지고 다니며 황폐한 산에 3년 동안 10만 개의 도토리를 심었다. 거기서 2만 그루의 싹이 났다. 물이 있을 것 같은 곳에는 자작나무를 심었다.

40년 동안 나무를 심으면서 그는 두 번의 전쟁이 일어났는데도 모르고 오로지 평화롭게 자기 일만 계속했다. 얼마나 깊은 곳에서 나무를 심었으면 전쟁에 필요한 목탄 가스를 얻기 위해 많은 떡갈나무가 베어져 나갔지만 부피에가 심은 나무는 살아남았다.

40년이 지나면서 그곳에선 모든 것이 변해갔다. 공기까지도. 메마르고 거친 바람 대신 향긋한 냄새를 실은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이 저 높은 언덕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마을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이주민까지 터전을 잡고 살게 되었다.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는 고결한 인격을 지닌 부피에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과 육체적인 실천이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는 홀로 철저한 고독 속에서 오로지 나무만 심었기에 말하는 습관도 잃어버렸다. 이기주의를 벗어나 공동의 선을 위해 일하는 그의 모습은 신이 보내준 사람이라고까지 느껴진다. 오래 사랑받은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애니메이션 영화와 그림책으로도 나왔다.

어느 날 산림 감시원이 부피에가 만든 숲인 줄 모르고 말한다. 천연 숲이 스스로 자라는 것은 처음 본다고. 숲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르니 밖에서 불도 피우지 말라고 한다. 부피에는 그러든가 말든가 나무를 심을 뿐이었다. 부피에의 숲은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이 다녀간 뒤 나라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숯을 굽는 일도 금지했다.

   

전 세계의 폐라고 일컫는 아마존 밀림이 점점 파괴되어가고 있고, 지구는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난개발로 인하여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일어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간다. 사람이 편하게 살고 싶어 한 일들이 집단 희생을 몰고 오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훗날 숲을 보려면 그리고 인재를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한 그루 나무부터 심어야 하지 않을까.


동화작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3. 3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7. 7[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8. 8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9. 9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3. 3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4. 4[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5. 5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6. 6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2026 국감 브리핑] 백종헌 “인력 확보 없이 출발한 통합돌봄 담당자 82%가 겸직, 전담인력 ‘0명’ 시군구는 전체의 66.4%”
  9. 9[뭐라노] 조희대 “국회·대통령, 대법원장 제청 간섭 위헌”
  10. 10군면제 자랑하더니…최휘영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종합 대책 강구”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SMR 골든타임 놓치나…"원안위 심사기준 2032년에야 마련"
  7. 7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전국 건설 현장 사망자 2명 가운데 1명은 추락으로 봉변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산 금정구 ‘인구감소지역’ 새로 편입…북구는 ‘인구감소관심지역’
  4. 4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5. 5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6. 6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7. 7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8. 8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9. 9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10. 10“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1. 1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2. 2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8. 8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