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불교학자 강경구의 어디로 갑니까 <23> 불교의 이해와 실천

나를 내려놓았다는 의식까지 내려놓는 것이 진정한 공덕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6-08 19:44:14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토요일, 어느 인문학 공동체의 강의 끝에 한 참가자가 물었다. “이렇게 듣고 보니 불교를 쉽게 이해하는 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불교에서는 그렇게 요령부득의 말들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걸까요?” 불교사에도 이런 질문이 드물지 않다.

우리의 경우만 해도 ‘불교는 그것이 설해진 맥락만 알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 ‘깨달음은 잘 이해하는 것이다’는 등의 주장이 있었다.

불교를 하나의 진리체계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승법과 선종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들은 이해하는 주체로서 나와 이해되는 대상으로서 진리를 세워 스스로 그것을 이해하는 주체가 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정연한 논리적 이해에 도달한 ‘뛰어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논리적 이해는 스스로 부처가 되는 길과 무관하다. 심지어 그것은 견성을 가로막는 장애이기도 하다.

알고 이해하는 일과 지금 당장 부처의 마음으로 돌아가 부처로 사는 일은 서로 다른 지평에 서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고 이해하기를 멈추지 않는 한 부처의 마음과 만날 수 없다. 이해하는 주체인 나와 이해되는 대상인 법을 내려놓지 않는 한 갈수록 불법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불교는 무아의 종교이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아와 대상에 별도의 실체가 없다. 이것을 스스로 적용하여 자아에 대한 집착, 대상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불교의 실천이다. 이렇게 내려놓고 나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오로지 공하다고 부정한 모든 것이 활발하게 되살아난다. 그리하여 가장 비근한 지금의 이것이 바로 법신의 드러남임을 확인하게 된다. 오직 하나의 법신만이 여여하여 이렇게 해도 법신이고, 저렇게 해도 법신임을 알아 안심하게 된다. 만사만물의 다양한 모양이 부처의 드러남이다. 그것은 마치 한 가족 남녀노소가 빚는 만두와 같다. 모양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같은 내용물을 갖는 만두이다.

이것을 밝게 아는 것이 견성이라는 공(功)이다. 만사만물이 동일한 내용물을 갖는 만두임을 알아 시비호오의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 불이평등을 실천하는 덕(德)이다.

이렇게 견성과 불이평등의 실천이 둘이 아니므로 달마는 이것을 합해 공덕이라 불렀다. 이에 비해 양무제는 절을 짓고, 보시를 하고, 경전을 보급하고, 부처님께 공양하는 유위적 실천으로 불교국가를 건립하였다. 양무제는 자기 업적에 취해 스스로 공덕을 성취한 주인공이라 자부하였다. 달마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무제는 ‘철학이 맞지 않는’ 그를 나라 밖으로 쫓아낸다.

양무제는 스스로 큰 불교적 업적을 이루었다는 집착에 빠져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불교적으로 뛰어나다는 아만과 증상만에 빠져 있었다. 불교를 실천한다면서 자아를 뚱뚱하게 살찌우는 일을 한 것이다. 많은 불법실천자가 양무제의 길을 걷는다. 스스로의 공덕을 기억하고, 스스로의 지식과 이해를 과시하면서 특별한 존재로 자처한다. 나를 내려놓고 진리가 있다는 관념을 내려놓는 것이 불교이다. 나아가 내려놓았다는 자아의식까지 내려놓는 것이 불교이다. 이해하는 주체와 대상을 세우고 있는 한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실천해도 불교의 밖을 맴돌 뿐이다.

동의대 교양대학 학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