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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깃든 향토적인…‘부산 1세대 서양화가’ 故 양달석 조명

부산공간화랑 ‘양달석’ 회고전…오는 30일까지 10여 점 선봬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06-21 19:00:26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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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박했던 부산 근대미술 개척
- 소·목동 자주 그린 전업미술가
- 2600여 점 남기는 열정에도
- 화집 없어… 진면목 접할 기회

부산 근현대미술 초창기를 조명하는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 20주년 특별전으로 일제강점기부터 피란 수도 부산 미술을 다루는 기획전을 열고 있고, 지난달 중순부터는 고 김종식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회고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달석 화백이 해안가 풍경을 그린 작품.
또 하나 반가운 전시가 마련됐다. ‘부산 1세대 서양화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고 양달석 화백의 회고전이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공간화랑은 ‘양달석’ 전을 오는 30일까지 개최한다. 고 양달석(1908~1984) 화백의 196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 유화, 수채화, 병풍 등 10여 점을 선보인다.

양 화백은 부산 근대미술을 개척한 1세대 작가다. 평생 작품 활동만으로 가족을 부양한 보기 드문 전업미술가였다.

1930년대 초부터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활동했고, 1940년에 지역 동인운동의 효시인 ‘춘광회(春光會)’를 결성해 서성찬 김남배 우신출 등과 활동했다. 해방 직후에는 초대 부산미술협회 회장(1946~1953)을 맡아 부산 미술 발전을 도모하기도 했다. 향년 77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600여 점의 그림을 제작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양 화백은 동심 어린 향토적 회화가 특징이다. 목가풍의 전원을 배경으로 소와 목동, 초가, 개울, 풀밭 위에 뛰어노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마치 동화나 동요의 세계처럼 천진난만한 화풍이다. 특히는 그는 ‘소’를 즐겨 그렸다. 자서전에서 “나는 평생 동안 소를 그리고 있다. 나의 그림엔 소가 제일 많이 등장한다. 나는 소를 나의 부모처럼 혹은 자식처럼 그려왔다. 낮잠을 자는 그림, 비가 올 때 아이들이 소 배 밑에서 비를 피하는 그림들은 이때에서 비롯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달석 화백의 1965년 작품. 양 화백이 즐겨 그린 소와 목동이다. 부산공간화랑 제공
소와 목동이 뛰노는 낙원은 현실이 아닌 신산한 삶을 승화한 경지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친척 집에서 더부살이하며 목동으로 지냈고, 동경제국미술학교에 청강생으로 입학했지만, 생계문제로 1년 만에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농가의 비참한 처지를 사실적으로 그린 1940년 작 ‘농가’는 조선총독부 문화정책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낙선했고 그 길로 선전과 결별하는 등 인생의 굴곡을 겪었다.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는 “서울 집중 현상이 당연시됐던 30,40년 전 척박한 시절에도 부산의 양달석 선생과 광주의 오지호 선생 두 분은 지역을 뛰어넘어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양달석 선생은 오지호 선생에 비해 변변한 화집도 발간되지 않고 있고 제대로 된 전시를 개최하는 곳이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는 ‘부산의 무관심’ 때문만은 아니다. 신 대표는 “지난 세월 몇 기관에서 전시회를 시도한 바가 있지만 작품 확보가 여의치 않아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며 “비록 적은 수이긴 하나 양달석 선생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어렵게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이번 전시의 뜻을 설명했다. 일요일 휴무. (051)743-6738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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