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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예수 가르침과 다른 현실…기독교에 유죄를 선고하다 /박진명

안티크리스트 -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이너북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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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20 19:03:3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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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완성한 기독교의 도덕적 질서
- 성직자는 자의적으로 적용하고있다”

- 니체, 실천하지않는 모순·폐해 지적
- 100년 전 통찰 여전히 이시대에 유효
- 성별·인종 등 대상따라 달라지는 사랑
- 어떻게 권위를 지닐 수 있을지 의문

세상을 살다 보면 나와 전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 사람이 똑똑하고 신랄하기까지 하면 재수가(?) 없다. 아마 기독교 입장에서는 니체가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철학자이자 문학가이기도 한 니체는 기독교의 모순과 폐해에 대해 신랄하고 유려한 언어로 ‘안티크리스트’라는 책을 남겼다. 책을 쓴 이유를 밝힌 서문에서 주저할 만한 문제를 사랑하는 것 같은 ‘의지의 힘’을 갖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매듭을 짓고 있다. “시시한 것은 시시하다고 분명히 경멸할 수 있어야 한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안티크리스트’에서 예수의 가르침과 정반대의 길을 걷는 기독교를 맹렬히 비판한다.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진리란 믿음에 불과하다”에서는 성직자는 진리의 여부를 스스로가 결정하는 위치에 서려고 하기 때문에 과학을 싫어한다고 지적한다. 사물과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갖는 과학적인 사고는 감정에 호소하여 진리로 여기게끔 하는 성직자에게는 걸림돌이기에 멸시의 대상이 된다. 또 다른 장에서는 크리스트교의 도덕적 세계질서는 이미 신에 의해 과거에 완성되어 있는 닫힌 개념인데, 성직자들은 이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기준으로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성직자들은 자신의 바람을 ‘신의 뜻’이라고 바꿔 말한 셈이다. 예를 들면 성직자들에게 내는 세금이 바로 그렇다. 그들은 아무리 적은 액수라도 꼼꼼히 청구하고, 받은 세금으로는 비프스테이크를 먹는다. (…) 성직자들은 “신은 회개하는 자를 용서한다”고 하지만 이는 곧 “자기에게 복종하면 용서해주겠다”는 말과 같다. -‘성경이 바꾼 이스라엘의 역사’

나아가 예수가 남긴 메시지는 지금처럼 구원의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실천임을 강조한다. 오히려 교회는 몸소 행동으로 옮긴 예수의 삶과는 반대의 가르침을 설파하고, 사람들이 사적인 욕망과 이익을 추구하도록 하고 있는 아이러니를 지적한다.

예수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죽은 것이 아니라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치기 위해 죽었다. (…) 인류는 예수의 가르침과 정반대의 것에 무릎을 꿇고 있는 셈이다. 인류는 ‘교회’라는 이름 아래서 예수가 가장 싫어했던 것을 신성하다고 말해왔다. 나는 이렇게 세계적이고 대대적인 아이러니는 알지 못한다. -‘크리스트교의 어리석음’

도장 깨기 하듯 절이나 사원을 돌며 기독교의 메시지를 강요하거나, 목사 집안에서 대를 이어 으리으리한 교회를 세습하거나, 하나님의 권위를 내세워 목사가 신도들을 성폭행하는 등. 100년도 더 전 니체의 신랄한 통찰이 여전히 유효한 이 시대 교회 곳곳의 풍경들이다. 과학적 통계도 무의미한 배제의 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인종·성별 등 대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사랑’과 ‘구원’이 어떻게 권위를 지닐 수 있을지…. 예맨 난민을 거부하기 위한 다양한 억측과 소문들을 퍼 나르는 기독교인들을 보며 이 책을 다시금 들춰본다.

   
최종판결문 형식의 맺음말에서 원고인 니체는 피고인 기독교에 대해 “그 어떤 혹독한 말보다도 더 혹독한 말로” 고발하고 유죄를 선고하고 있다. 과연 한국의 교회는 그 고발에서 자유로운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는 교만”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종교적 사명을 점검해봐야 하는 시기가 아닐는지. 기획자·청년정책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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