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책 읽어주는 여자] 더위에 지친 당신, 등골 서늘한 추리소설 어때요 /강이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27 19:36:20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한 아이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 추적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적극 추천
- 입문자엔 세계 3대 고전 추리소설 권유
- 하드한 작품 원하면 ‘필립 말로’ 시리즈
- 마니아층 굳건한 일본 미스터리도 ‘오싹’

여름 휴가 시즌입니다. 여행 가방을 싸고 있는 당신, 피서지에서 읽을 책 한두 권도 챙기셨나요. 떠나지 못하는 이라도 괜찮습니다. 미지근한 선풍기 바람 아래 수박 한 조각 베어 물며 읽을 책 한 권 있다면 꼭 멀리 갈 필요있나요. 폭염에 지친 우리, 무슨 책을 읽을까요. 뻔하지만 대안 없는 정답, 추리 소설이 있습니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덴마크 작가인 페터 회가 쓴 장편 소설입니다. 북유럽의 이국적인 정서와 눈에 대한 섬세한 묘사, 매력적인 여주인공의 거침없는 활약이 더위를 잊게합니다. ‘얼어붙을 듯 춥다. 눈이 내리고 있다. 더이상 내 모국어라 할 수 없는 언어로 말하자면, 이 눈은 카니크다.’ 소설의 첫 문장입니다. 카니크는 극지방이라 눈 이름이 발달한 그린란드의 결이 고운 가루눈을 뜻합니다. 덴마크인 아버지와 그린란드의 이누이트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밀라는 눈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추락사한 이웃 아이가 눈 위에 남긴 발자국에서 타살의 정황을 발견한 스밀라는 두려움 없이 사건에 뛰어듭니다.

덴마크의 그린란드 식민지화와 그린란드인에 대한 차별 속에 드러나는 과학 프로젝트의 음모를 눈치챈 스밀라는 극지로 향하는 비밀 조사선에 목숨을 걸고 올라탑니다. 이야기는 서서히 추리소설 영역을 넘어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정치적 관계, 문명과 자연에 대한 통찰로 확장되며 독자의 사유의 폭을 넓힙니다. 눈과 얼음과 바다, 그린란드에 대한 전문 지식과 섬세한 묘사, 생생한 캐릭터의 생명력은 이 소설이 1992년 출간 후 꾸준히 스테디셀러였음을 증명합니다. 소설가 김연수는 추천사에서 말합니다. “스밀라, 그녀는 내가 아는 한,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이다. 스밀라를 처음 만나는 당신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그녀에게 더 많이 더 자주 입을 맞춰 주기를.” 눈같이 차가운 스밀라의 지성이 얼음처럼 단단한 비밀과 음모를 깨뜨려 거짓을 밝힐 때 우리는 스밀라에게서 뜨거운 인간애를 느끼게 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추리소설 몇 권 더 추천해 봅니다. 추리소설에 갓 입문한 독자라면 먼저 세계 3대 추리 소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앨러리 퀸의 Y의 비극,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권합니다. 가독성과 재미, 지적 추리의 즐거움을 모두 만끽할 수 있습니다. 고립된 섬에 모인 사람들이 꼬마 인디언 노래에 맞춰 한 명씩 죽어나가며 극도의 긴장과 공포를 조장하는 크리스티의 소설은 외딴 섬을 밀실 트릭의 배경으로 쓴 많은 추리소설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한 집안의 비극적 가족사를 다룬 Y의 비극은 서늘한 반전과 긴 여운으로 정통 추리소설의 품격을 높입니다. 환상의 여인은 아내를 죽인 용의자로 몰린 남편이 누명을 벗겨줄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목격자로 인해 오히려 혼돈에 빠지는, 가독성이 뛰어난 소설입니다. 세 작품 모두 오래 전에 발표된 고전이다 보니 현대 미스터리의 트릭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다소 밋밋하고 심심할 수도 있지만 명작의 가치는 여전합니다.

하드 보일드한 작품을 원한다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도 좋습니다. 말로는 고독하고 냉소적이지만 인간적인 캐릭터로 셜록 홈즈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탐정입니다.

   
마니아층이 굳건한 일본 미스터리도 퍽 괜찮습니다. 전설을 차용해 기괴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교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 서술 트릭이 멋진 우타니 쇼고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도 무더위를 잊게 해 줄 좋은 소설입니다. 올 여름도 내내 덥겠지요. 추리소설로 체감 온도를 낮춰 보세요. 가성비 좋은 피서법이지 않을까요.

소설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10. 10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8. 8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9. 9“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10. 10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