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3일 ‘제전악-장미의 잔상’

- 안성수 감독·라예송 작곡가
- 현대무용·전통음악 조화 선보여

국립부산국악원이 올해 개원 10돌을 맞아 국립현대무용단을 초청해 특별공연을 연다.

	다음 달 3일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 초청 공연 ‘제전악-장미의 잔상’.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은 한국전쟁 때인 1951년 부산 용두산에서 설립됐다. 전쟁이 끝난 뒤 국립국악원은 서울로 가고, 그 뒤 남원(국립민속국악원)과 진도(국립남도국악원) 등이 생겼다. 국립부산국악원은 2008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옆에 문을 열었다.

이번 공연은 국립부산국악원의 역사성을 되새기고,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소화하면서, 국립 예술단체들과 교류를 넓히는 뜻으로 기획했다.

공연은 다음 달 3일 오후 7시 30분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대극장)에서 열린다. 작품은 ‘제전악-장미의 잔상’이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예술기관 교류사업의 일환이다. 앞서 국립부산국악원은 지난 4월 국립합창단 특별 초청공연을 연 바 있다.

작품의 키워드는 전통음악과 현대무용의 만남. ‘제전악-장미의 잔상’은 제전(祭典)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 인간사 희로애락을 압축되고 정제된 방식으로 풀어낸다. 우리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음악 위에 현대무용 춤사위를 실었다. 5명의 국악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펼치는 60분 라이브 연주에 15인의 춤꾼이 호응한다.

국립현대무용단 안성수 예술감독은 발레, 한국춤, 서양무용의 장르 구분 없이 동작 하나하나를 떼어 펼쳐놓고 적절한 조합을 새로 만들어보는 해체와 조립의 무한 실험을 통해 외형적 동작뿐 아니라 호흡과 음악 흐름까지 거침없이 조율하며 특유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안 예술감독이 만든 굿 시리즈 마지막 편이다. 그는 2009년 ‘장미’, 2013년 기원제 성격의 ‘단’, 2016년 진혼제였던 ‘혼’을 안무했다.

작품 속 음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신 신예 작곡가 라예송이 안 예술감독의 의뢰를 받아 10여 개의 전통 국악기로만 구성해 작곡했다. 안 예술감독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었던 전작 ‘장미’와도 깊은 연관을 맺는다. 그래서 제목도 ‘장미의 잔상’이다.

우리 옛 춤부터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사들이 전쟁에 나가기 전에 추는 하카, 스페인의 플라멩코에 이르는 춤도 녹아들었다. 발레 움직임 같은 동작, 오고무 등도 가세한다. 지난해 7월 초연한 뒤 여러 차례 공연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다. 안 예술감독은 “전통 악기로만 구성된 창작 춤곡에 맞춰 춤추는 현대무용수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작품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010년 창단했다. 유일한 ‘국립’ 현대무용 단체로서 창작적 표현력을 중시하며 춤으로 동시대와 호흡하고 일상을 이야기하며, 지역과 세대를 아울러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제작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국립부산국악원은 국립 예술기관 초청 공연과 교류 활동을 늘릴 계획이다. 전석 1만 원. 예약 및 자세한 일정은 국립부산국악원 홈페이지(http://busan.gugak.go.kr) 참조. (051)811-0114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