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7기 시정 대변동과 맞물려
- 부산오페라하우스 공론화부터
- 주요 문화기관의 인사변동 앞둬
- 모처럼 온 이행의 시기 잘보내야
- 퇴보·혼선의 길 막을 수 있어
부산 문화계는 지금 ‘이행기’에 있다. 이 이행의 시기는 가을을 거쳐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행기를 이루는 요소를 꼽아보면, 크게는 두 가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관련 공론화 과정 ▷부산 주요 문화기관 주요 직책 인사에 관한 상황이 그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이행의 시기가 또 있었나 싶다. 다른, 크고 작은 변화 요인도 있지만 큰 틀에서 진단과 전략, 방향 잡기가 우선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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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론화 과정을 통해 건립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조감도(왼쪽)와 부산시립예술단의 공연 모습. 부산 문화계는 현재 중대한 이행기를 통과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물론, 이런 이행기는 지역사회 정치권력 대변동과 민선 7기 시정의 시작에 깊이 맞물려 있다. 새로운 흐름에 대한 시민의 바람과 높아지는 시민의 문화적 욕구, 변해야 할 것과 간직할 것을 분별하는 지혜에 대한 수요 등도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참으로 모처럼 맞이한 이 이행의 시기를 잘 보내는 것이 부산 문화를 바람직한 발전을 향한 길 위에 올려놓을지 퇴보와 혼선의 방향으로 이끌지 결정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먼저,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또는 중단을 놓고 다음 달부터 들어갈 예정인 공론화 과정이 주목된다. 지금까지 펼쳐진 논의의 내용을 되새겨보면, ‘기존의 건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은 설득력이 있다. 기존의 계획대로 오페라하우스를 지었다고 가정할 때 ▷이를 유지하고 운영할 방안 ▷예산 마련 방안 ▷지역 예술계의 현재와 미래에 끼칠 영향 ▷시민의 호응 등 여러 주요한 측면에서 매우 불안하고, 전망이 불투명하며, 불안정한 요인이 많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근거를 갖고 구체적으로 제시된 불안정 요인을 무시하거나 그대로 두고 가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 살피고 또 살피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공론화 과정에서는 예상보다 다양한 의견이 나올 공산이 크다. 문화예술인을 현장에서 만났을 때 ▷현재의 오페라하우스 예정부지 용도를 문화예술용으로 정하되 어떤 시설을 지을지 충분한 기간, 창의적으로 논의하자 ▷현재 예정부지를 꼭 예술문화 용도로 써야 한다는 근거는 뭔가 ▷문화예술에서 도전, 이상 등이 중요하며 미래 환경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므로 오페라하우스에도 그런 가능성을 열어 두자 등 백가쟁명식 다양한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론화 과정은 이런 이견을 경청하고, 조율하고, 효과성 있는 제안이 나올 수 있게 설계돼야 할 것이다. 이는 부산 문화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다.
주요 문화기관의 주요 직책 선임 또는 변동 여부도 부산 문화계에 끼칠 영향력이 커 중요도가 높다. 민선 7기 시정이 시작되면 짧은 시일에 급격한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부산영상위원회 등 주요한 문화기관의 비중 있는 여러 직책을 놓고 이런저런 전망도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현재로는 부산문화재단의 본부장 2명이 새로 선임된 것과 일부 기관 주요 직책에 관한 전망이 나오는 정도를 제외하면 겉으로 확연히 드러난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쫓기듯 서두르기보다 이참에 더욱 차분하게 상황을 살피고 일을 추진하는 접근을 고려해봄 직하다. 이 부문에서는 ‘순서’가 꽤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해당 기관의 임무와 비전이 무엇인지 살피고, 부산 문화계에서 해당 기관이 해야 할 일을 파악하고, 적임자의 기준과 자격을 살피는 등의 체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사람’에 매달려 서두를 경우 적합성이나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논공행상식 접근을 하거나 잡음에 시달릴 공산이 크고 그에 따른 불이익은 시민이 보게 된다.
다른 지역에서 전문가를 영입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지역사회·지역문화계의 상황과 과제를 살펴 구체적으로 요구할 것은 분명히 제시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국립부산국악원,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국립해양박물관 등 부산의 국립 문화기관에 최근 새로운 기관장이 부임했거나 새로운 대표가 선임될 예정으로 있다. 오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어떻게 치러지고, 운영위원장이 아직 공석인 부산영상위원회 등 지역 영화계의 판도는 어떻게 꾸려질지도 관심사다. 이 같은 이행기에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중요하다. 그것이 부산 문화의 미래와 직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