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는
도시 달빛
천천히 수를 놓고
하얀 밤을
뚫고 오는
베란다 밖 풀벌레소리
아직도
지우지 못한
검게 태운 그 얼굴
<시작노트>
뜨거웠던 여름이 천천히 식어가는 9월은 아쉬움이 남아있는 계절, 가을이다. 그리고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기도 하다. 화려한 도시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도 천천히 가을은 찾아온다. 차분해지고 청량해지는 변두리 아파트의 가을 밤, 아련하고 아름다운 한 자락의 노래가 흐른다. 이 노래의 근원은 바로 그리움이다. 쉽게 잠 못 들고 뒤척이는 이 밤 스치고 지나간 추억의 길을 되밟는다.
<약력>
1976년 대구 출생. 2015년 제31회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으로 등단. 현 감천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