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종 시대, 그가 펼친 ‘창의적’ 판에 대하여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 - 이홍 지음/더숲/1만5000원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8-09-14 19:42:46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5세기 세계 과학 선도한 조선
- 비결은 창조적 리더 세종의 등장
- 경영학자가 치열하게 실록 연구
- 특별한 5가지 습관 상세히 분석

모처럼 책에서 강렬한 ‘인트로(도입부)’를 만났다. “C4, J0, K21, O19라는 기호를 들어본 적 있는가? 1983년 일본의 이토 준타로 교수 등이 전 세계의 과학적 성과물을 ‘과학사기술사사전’에 시대별로 정리해 수록했다. 오늘날의 인터넷이나 생명공학 또는 드론 같은 기술들을 연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19쪽) C4, J0, K21, O19는 바로 이 ‘과학사기술사사전’에서 15세기 초엽부터 중엽까지 국가별 과학적 성과를 정리한 것이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소장한 ‘집현전 학사도’. 집현전은 세종이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펼친 장이었다. 국제신문 DB
C4의 C는 China(중국)로 명나라를 뜻한다. 당시 중국이 세계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과학적 성취를 4건 이뤘다는 뜻이다. J는 Japan(일본)으로 0건이다. K는 Korea(한국)로 당시 조선에서 세계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성취가 21건 나왔다는 뜻이다. O는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중동 국가를 포함한 Others(기타)로 합쳐서 19건이다. 이 책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의 성과를 모아도 조선보다 2건 적고, 중국은 조선보다 한참 뒤에 있다. 일본은 안 보인다.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의 저자 광운대 이홍(경영대) 교수는 설명을 이어간다. “이 기호는 무엇을 의미할까? 15세기 초엽부터 중엽까지 전 세계의 과학기술을 이끈 최첨단 국가가 바로 조선이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마무리한다. “정확히 세종이 재위하던 동안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20쪽)

저자 이홍 교수는 한국인사조직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지식경영학회장 등을 지낸 경영학자다. 그는 한국이 살길은 창조력에 있으며, 그 길을 개척하려면 창조습관이라는 영역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러면서 역사학자 못지않은 치열한 태도로 ‘세종실록’을 연구해 조선 4대 임금 세종을 ‘창조습관’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 결론은? 세종은 숱하게 많았던, 위대한 창조적 리더(그리고 창조적 개인) 가운데서도 매우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인재, 경영, 창조력 등 ‘현실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경영학자로서 저자의 분석은 흥미로운 대목을 여럿 품었다. 저자가 판단하기에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진짜 천재들은 선조 시대에 모여 있었다.”(26쪽) 이황 이이 유성룡 이순신 이항복 허준 권율 한석봉 등이다. 물론, 세종대에도 기라성 같은 천재가 많았다. 황희 장영실 김종서 박연 이순지 이천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등이다. 그런데 두 그룹에는 차이가 있다.
   
왼쪽은 부산 동래구 장영실과학동산에 있는 일성정시의 복원 모형이며 오른쪽은 물시계 자격루이다. 모두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들었다.
선조 때 천재들은 선조에게서 도움을 못 받았다. 국가적 지원과 상관없이 스스로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토록 천재가 많았음에도 국가는 초라했다.

반면, 세종 때 천재는 모두 세종이 발굴하고, 후원하고, 육성했다. 세종 당시 조선은 세계 판도에서 봐도 매우 융성한 나라였고 강국이었다. 세종은 그 자신도 지극히 창의적이고 천재적이었으면서 동시에 천재급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 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판을 깔아준 창조적 리더이기까지 했다. 진시황도, 나폴레옹도, 스티브 잡스도 가지 못한 경지다.

   
저자는 그 비결을 ▷창조적 요동 ▷창조적 지향성 ▷창조적 에너지 ▷창조적 개방성 ▷창조적 흡수역량이라는 다섯 가지 창조습관을 통해 상세히 짚으며 인문적 깊이를 갖춘 명쾌한 필치로 설명한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3. 3‘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4. 4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5. 5[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9. 9[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0. 10[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6. 6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7. 7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6. 6[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7. 7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10. 10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3. 3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