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책 읽어주는 여자] 우리는 성폭력 피해자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나 /강이라

미줄라 - 존 크라카우어 지음/전미영 옮김/원더박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28 19:13:52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몬태나대학에서 벌어진 강간사건 통해

- 사회적 시선과 법 시스템 문제점 고발

- 피해자의 침묵 악용하는 이들 막으려면

- 편견 거두고 좀 더 중립적 자세 가져야


미투 운동과 함께 부각된 사건이 있습니다.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던 29살 여대학원생이 3개월간 12명의 관계자들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당한 후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 자살합니다. 생전에 피해자는 가해자들을 고소하지만 경찰과 검찰의 비합리적, 비인격적 수사와 가해자들의 협박으로 더 큰 고통을 받습니다. 결국 사건은 원고 패소로 종결되었으며 가해자들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판결에 반대하는 집회. 국제신문DB
최근 전 도지사의 수행 비서 성폭행 사건이 1심에서 무죄로 판결되며 합의와 강간의 진실 공방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두 사건에 대해 일부의 사람들은 말합니다. 죽도록 반항하지 그랬어. 왜 소리 지르지 않았지.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2차 피해로 이어집니다. 성폭행 피해자의 약 80%가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지, 우리는 피해자들을 과연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몬태나대학교 성폭행 사건과 사법 시스템에 대한 르포르타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강간이 어떻게 합리화되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았니다. 미줄라는 미국 몬태나주에 있는 도시로 몬태나대학이 이곳에 위치합니다. 저자는 대학 내에서 일어난 강간 사건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과 법적 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합니다. ‘강간 사건의 대부분이 안면이 있는 인물이 저지른다. 지인에 의한 공격은 모르는 사람에 의한 공격과 동일한 피해를 입힌다. 피해자가 즉시 도망치지 않았다는 사실, 또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는 사실, 어느 것도 반드시 그것이 합의에 의한 행위였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성폭행 사건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강간 당시의 충격을 재경험하는 피해자들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보조 출연자 성폭행 사건에서도 피해자를 가해자들과 대질심문 함으로써 피해자를 극도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내몰았습니다.

미줄라경찰청은 경찰이 피해자에 대해 완고한 선입견과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수사했음을 시인하며 2012년 ‘성폭행 사건 수사는 피해자의 주장을 믿는 데서 출발한다’는 새 정책을 도입합니다. 증거 불층분, 확증 부족이란 이유로 피해자를 무고죄 의심자로 보지 않겠단 의지가 느껴집니다. 법정에서 성폭행을 고발한 많은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대한 처벌과 함께 바란 것은 재범 방지입니다. 다른 여성이 같은 가해자에게 당할 수 있는 제2, 제3의 피해를 막기 바란다고 이 책의 많은 피해자는 말합니다. 미줄라에서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는 즉시 달려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람직한 제도로 여겨져 소개합니다. 미국은 2005년부터 여성폭력대책법의 하나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강간키트’ 제도를 통해 피해자들이 증거수집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대응 기관인 퍼스트스텝에서 정액, 혈액, 타액, 모발 섬유 등의 증거를 채취하고 일정 기간 보존하여 후에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게 합니다. 증거 불충분으로 인해 피해자가 재판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국가 정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강간범들은 피해자의 침묵을 이용해 책임에서 벗어난다. 침묵을 깨는 피해자들이 늘어날수록 그들의 힘도 커진다. 이 집단적 강인함이 너무 두려워 아직 자기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피해자에게도 힘을 준다’. 성폭력은 성을 매개로 상대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 행위를 뜻합니다. 은밀하고 사적인 범죄이기에 유독 극심한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좀더 중립적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소설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6. 6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7. 7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8. 8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9. 9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2. 2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3. 3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4. 4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0. 10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 1"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4. 4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5. 5"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6. 6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10. 10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3. 3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4. 4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5. 5“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9. 9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