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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인터뷰] 감독 박배일 '국도예술관·사드 들어선 성주…부산을, 지역을 담담히 담아내다'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8-10-10 19:01:42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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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화제작 ‘소성리’ 이어
- 올해도 ‘라스트 씬’으로 주목
- 차기작은 부산 사상의 이야기
- “30년간 살아온 동네 말하고파”

폐관된 부산의 예술영화 전용관 ‘국도예술관’의 마지막 나날을 담은 박배일 감독의 다큐멘터리 ‘라스트 씬’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상영됐다. 다양한 매체에서 ‘올해 BIFF 추천작’으로 소개돼 상영관은 매번 가득 찼다. 이 영화의 질감은 예상과 약간 달랐다. 자본의 논리에 밀려 사라지는 독립영화예술관을 속수무책 바라보는 분노 혹은 이름만 남은 국도예술관이 새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잔잔하다. “우리가 왜 ‘버텨야’ 해? 그냥 존재하면 안 돼?”라는 정진아 프로그래머의 혼잣말이 오히려 강한 울분처럼 느껴진다. 이 영화가 강하게 주장하는 게 있다면 이런 쪽에 가깝다. ‘사람과 장소가 교감하며 쌓아온 시간, 그 작은 것조차 지키지 못하는 토양에서 무슨 문화를 말할까’.

   
국도예술관의 마지막을 담은 다큐 ‘라스트씬’을 BIFF에 출품한 박배일 감독. 전민철 기자
“‘라스트 씬’은 극장 얘기니까, 수많은 사람이 가봤을 테고 개인의 추억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는 곳이잖아요. 뭔가를 주장하고 설명하도록 만들지는 않았어요. 그 공간, 그곳에 있는 사람이 어떤 모습인지 차분하게 보여주는 형식이죠.”

지난해 BIFF에서 상영된 ‘소성리’에 이어 다시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만 찍겠다 이런 건 없고요, 지금까지 떠올린 주제들이 다큐에 더 적합했던 거죠. 사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방식이 더 재미있기도 하고요. 내 생각을 많이 반영할 수 있다는 것. 또 극영화는 기본 스태프가 필요하고 당연히 제작비도 많이 드니까 쉽게 덤비지 못하는데, 다큐는 돈 문제에서 많이 자유롭죠.”

국도예술관을 영상기록으로 남긴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을까. “오지필름(박 감독이 속한 독립다큐영화사)과 국도예술관이 많은 일을 함께했어요. 내게 국도예술관은 의미가 큰 곳입니다. 보고싶은 영화를 상영해주는 곳이 사실 국도예술관 말고는 거의 없었어요. 내 영화를 이곳에서 처음 상영하기도 했어요. 배급할 길 없어 막막한 영화를 상영해줬습니다. 내 친한 친구이자 중요한 배급처가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2016년 초에 국도예술관이 문 닫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때부터 뭔가를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박 감독의 다음 작품은 뭘까. “제목이 ‘사상’인데 예요. 부산 사상요. 거기서 30년 넘게 살아왔어요. 한때 부산을 먹여 살린 공단지역인데 이제는 공해다 뭐다 개선돼야 할 곳으로 찍혔죠. 사상에 사는 노동자, 이주노동자, 재개발에 밀려난 공동체… 이런 주체들을 다루고 싶어요. 사상 다음 영화는 밀양 송전탑 투쟁 그 이후를 다루는 극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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