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BIFF 인터뷰] ‘렛미폴’ 조포니아손 감독, 마약중독에 대한 인간적 접근…“그들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에요”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8-10-11 18:42:0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마약중독 10대의 처절한 삶 표현
- 실제 청소년·가족 직접 인터뷰
- 주인공 소녀역 찾는 데만 수개월
- 끔직한 현실·아름다운 영상미로
- 청춘의 일탈 아닌 무너짐을 직시
- 아이슬란드 청소년 ‘필람영화’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는 인구 34만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온 영화들이 눈에 띈다. 아이슬란드 영화는 한국 관객에게 생소하다. 올해 초청된 4편의 아이슬란드 영화 가운데 발드빈 조포니아손(40) 감독의 ‘렛미폴’은 충격적인 소재와 섬세하고 세련된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마약에 중독된 10대 소녀의 파란만장하고 처절한 삶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펼쳐진다.
   
‘렛미폴’을 만든 아이슬란드의 발드빈 조포니아손 감독.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평범한 학생이던 매그니아의 삶은 친구 스텔라를 만나면서 점차 나락으로 떨어진다.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를 배경으로, 약물 중독에 처참히 망가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한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을 압도한다. 기구한 스토리에다 소녀의 내면에 포커스를 둔 연출력 덕분에 올해 토론토영화제에서도 이 영화는 주목받았다. BIFF를 찾은 발드빈 조포니아손 감독을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포니아손 감독은 “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것이 이번 BIFF가 처음이다. 환상적이고 멋진 영화제”라며 소감부터 밝혔다. 그는 2010년 ‘지터스’라는 첫 장편영화를 만든 뒤 3년간 TV 시리즈를 제작했다. 2014년에 감독한 두 번째 장편영화 ‘라이프 인 어 피쉬볼’은 토론토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렛미폴’은 세 번째 장편영화다.

“지난달 아이슬란드에서 개봉한 이후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청소년들이 꼭 봐야 할 ‘필람’ 영화로 뜨고 있어요.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청소년 마약중독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하기 시작했죠. 137분의 긴 분량인 데다 다소 힘든 장면도 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뻐요.” 조포니아손 감독은 실제 약물 중독 청소년의 가족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첫 장면에서는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등장한다. 늘어선 술병, 자욱한 담배 연기, 질주하는 파티가 감각적인 화면과 사운드로 재구성된다. “2011년 크리스틴이란 여성이 쓴 일기장을 우연히 봤는데, 그의 소녀 시절 삶은 마약 중독과 범죄로 매우 끔찍했어요. 믿기 힘들었죠. 이후 거리에 사는 3명의 여자를 만나 인터뷰했어요. 그때 이야기와 일기를 합쳐 시나리오를 완성했어요.”

청춘의 방황을 그린 영화는 많지만, ‘렛미폴’의 시도는 일탈을 그리는 여느 영화와 맥락을 달리한다. ‘렛미폴’은 돌이킬 수 없는 무너짐의 순간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플롯과 배우들의 명품 연기도 인상 깊다. 그는 배우들의 연기에 특히 많이 신경 썼다고 했다.

“역할에 맞는 소녀 배우를 찾는 데 6~8개월이 걸린 것 같아요. 마약 중독자 역할인 만큼 부모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어요. 촬영 전부터 많은 시간을 주인공 소녀들과 보냈어요. 모두 연기 경험이 없는 소녀들이어서 같이 작업하려면 신뢰부터 쌓아야 했어요. 촬영감독은 현실감을 살리면서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끔찍한 세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고자 했죠. 마약에 중독된 아이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렛미폴’이 다른 마약 관련 영화와 다른 특별한 점으로 마약 중독자에 대해 인간적으로 접근한 점을 꼽았다. “주인공 매그니아의 가정환경은 좋고, 평범하게 그려져요. 정상적인 소녀가 마약에 빠지는 과정을 보면서 관객들은 곧 ‘나의 딸’일 수도 있다고 느낄 거예요. 그런 점이 충격으로 와 닿은 것 같아요. 한국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고 작은 선택이 앞으로 남은 자신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길 바래요.”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재개발 대어 ‘광안3’ 삼성물산이 꿰찼다
  2. 2[부산 법조 경찰 24시] ‘최장수 부산청장’ 우철문, 차기 경찰청장 기대감
  3. 3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안 ‘라이징 윙스’ 선정(종합)
  4. 4정현수 사사구 남발…선발투수 데뷔전서 조기 강판
  5. 5부산 유엔평화센터 건립 본격화
  6. 6첫 장맛비 40㎜에 부산 옹벽 와르르, 가로수도 우지끈(종합)
  7. 7檢, 일동서 돈 받은 혐의 前 양산시 공무원에 징역 3년 구형
  8. 8나이 잊게한 손맛과 성취감…20만 어르신 파크골프 ‘홀인’
  9. 9월성4호기 저장수 2.3t 바다 누설…원안위 “인근 해수 세슘 검출 안돼”(종합)
  10. 10‘산은 부산행’ 우군 늘었다…개혁신당도 법 개정 공조(종합)
  1. 1여야 원 구성 또 결렬…與 7개 상임위 수용여부 24일 결정
  2. 2대대적 물갈이 예고…부산시의회 인기 상임위 경쟁 치열
  3. 3음주보다 벌금 낮은 마약·약물 운전…與 김도읍 처벌 강화 법안 대표발의
  4. 4결심 굳힌 이재명…‘또대명’ 명분이 고민
  5. 5與 “협상 중단”…野 “더는 못 미뤄” 25일 본회의 강행 예고
  6. 6한 “수평적 당정” 나 “당정 균형” 원 “尹과 원팀” 출마 일성
  7. 7‘채상병 특검법’ 野 내달초 본회의 처리 방침(종합)
  8. 8[단독]나경원, 당권주자 중 처음 부산 당심 공략
  9. 9국민의힘, 정무위 등 7개 상임위원장 수용…원 구성 마무리 수순
  10. 10"4년 중임제 개헌, 지금이 적기"…우원식, 尹 대통령에 결단 촉구
  1. 1재개발 대어 ‘광안3’ 삼성물산이 꿰찼다
  2. 2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안 ‘라이징 윙스’ 선정(종합)
  3. 3월성4호기 저장수 2.3t 바다 누설…원안위 “인근 해수 세슘 검출 안돼”(종합)
  4. 4‘산은 부산행’ 우군 늘었다…개혁신당도 법 개정 공조(종합)
  5. 5내달 2일 ‘블랑써밋74’ 1순위 청약…998세대 본격 분양
  6. 6김형균 부산TP 원장, ‘2+1 임기’ 뒤 첫 연임
  7. 7CES 부산통합관, 내년 덩치 키운다
  8. 8세계 60개국 3000명 우주과학자들, 내달 부산 모인다
  9. 9MZ 입맛 잡은 롯데칠성 ‘크러시’
  10. 10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사전 적격심사(PQ) 다시 유찰
  1. 1[부산 법조 경찰 24시] ‘최장수 부산청장’ 우철문, 차기 경찰청장 기대감
  2. 2부산 유엔평화센터 건립 본격화
  3. 3첫 장맛비 40㎜에 부산 옹벽 와르르, 가로수도 우지끈(종합)
  4. 4檢, 일동서 돈 받은 혐의 前 양산시 공무원에 징역 3년 구형
  5. 5나이 잊게한 손맛과 성취감…20만 어르신 파크골프 ‘홀인’
  6. 6“결혼하면 전세금까지 쏩니다” 중매 팔 걷은 사하구 파격제안
  7. 7[속보]"화성 아리셀 화재 현장에서 시신 20여구 발견"
  8. 8다문화가정도 저출산…미취학아동 감소 전망
  9. 9전세사기범 126명 신상 공개…평균 19억 떼먹어
  10. 10업주, 기계 끼어 숨진 직원 안전 소홀 책임…2심도 집행유예 2년
  1. 1정현수 사사구 남발…선발투수 데뷔전서 조기 강판
  2. 2호날두 골 대신 골배달, 대회 통산 8도움
  3. 3김하성 10호 홈런…3연속 두자릿수 포
  4. 4부산시장배 세계합기도선수권 성황
  5. 5김민규 2년 만에 한국오픈 정상 탈환…박현경 4차 연장서 윤이나 꺾고 우승
  6. 6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7. 7김태형 감독의 승부수…“선발투수 한명 불펜 기용”
  8. 8태권도 큰 별 박수남 별세, 향년 77세…유럽서 활동
  9. 9전차군단 독일 헝가리 꺾고 16강 선착
  10. 10BNK 이소희·안혜지 농구대표팀 승선
우리은행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육군 들어와 싸우라는 어명에 “신에겐 아직 열두 척 배가 …”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
사디스트 유부녀·팜므파탈과 연애…걸작 빚은 비결이었나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시와사상’ 발행인 김경수 신작 外
용기있는 바이킹 ‘원샷’ 했다네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비석마을 민들레 /김석이
괜찮다 /서석조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선미·나연·권은비…올 여름 ‘서머퀸’ 누가 될까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홀로코스트서 발견하는 우리 시대의 비극
여성의 재구성과 남근적 질서의 전복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24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6월 20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뉴진스 일본 정식 데뷔 선공개곡 ‘Right Now’
전포동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문화공간 ‘유기체’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24일(음력 5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4년 6월 20일(음력 5월 1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암자의 일상을 시로 읊은 처능 스님
오랜만에 벗들과 만나 시를 읊은 정몽주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