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BIFF] 유려하고 파워풀한 액션 연출…섬세한 연기는 접어두자

폐막작 리뷰 -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12 19:39:40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홍콩 간판 사이 공중전 압도적
- 테이블 위 액션 시퀀스 독창적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으로 문을 닫는다.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보게 되리라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홍콩의 전통무술영화라 놀라우면서도 반갑다. 한때 아시아 영화 산업의 중심을 이루었던 홍콩 영화가 1997년 본토 반환 이후 거의 와해되다시피 하자 홍콩 영화의 대표 장르인 무술영화도 예전의 빛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 이제 동시대 관객들에게 홍콩 무술영화의 흔적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친근하면서도 이국적인 어떤 변종의 액션이 되었다. 그런 중에 홍콩 무술영화의 장르적 활력을 고스란히 되살린 ‘엽문 외전’은 지난날 홍콩 영화의 영예로운 한때를 환기시키며 묘한 향수를 불러온다.

‘엽문 외전’의 히어로는 영춘권의 정통 계승자 자리를 두고 엽문과 대결을 벌였다가 패한 장천지다. 그는 단 한 번의 패배로 무술계를 떠나 불법 격투장을 전전하며 살인청부업에도 관여했지만, 지금은 모든 일에 손을 씻은 상태다. 영화는 장천지의 어두운 과거를 간략히 전한 다음,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며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현재의 삶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소박한 삶은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어느 날 거리에서 마약조직의 보스인 키트에게 곤경을 당하는 여인들을 우연히 구해준 일이 계기가 되어 온갖 세력 다툼에 휘말리게 된다.

‘엽문 외전’의 서사 전개와 연기 스타일을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야기는 신마다 급작스러운 전환을 이루며 가파르게 전개되고, 배우들은 제 역할을 기능적으로 수행하는 전형적인 연기 스타일을 따른다. 물론 그 점이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은 아닐지도 모른다. 무술영화에서 서사는 액션의 쾌감에 봉사하기 위한 전형적인 토대이며 무술 연기는 고도의 기능적인 퍼포먼스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엽문 외전’에는 현재 홍콩 무술 장르에서 부상하고 있는 스타 배우 장진과 이미 이 장르에서 일가를 이룬 양자경, 태국의 액션 배우 토니 자, 레슬링 선수 출신인 할리우드 배우 데이브 바티스타 등의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하지만 그들에게 섬세한 리얼리즘 연기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여기서 장진의 액션 연기는 ‘엽문’ 시리즈의 견자단의 부재를 떠올리지 않게 할 정도로 화려하고 충만하다.

말하자면 ‘엽문 외전’에서 가장 현대적인 것은 무술 연출이다. 홍콩의 번잡한 거리를 가득 채운 간판들 사이로 공중전을 벌이는 시퀀스에서 그 유려하고 파워풀한 액션 연출은 가히 압도적이다. 또한 술잔과 손만을 이용하여 장진과 양자경이 벌이는 테이블 위의 액션 시퀀스는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독창적인 액션의 정수라 할 만하다.

70년대 홍콩 무술영화의 배우이자 감독으로 경력을 시작하여 ‘매트릭스’(1999) ‘와호장룡’(2000) ‘킬빌’(2003)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무술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원화평의 전설이 재연되는 순간이다. “무술은 일종의 예술”이라는 원화평 감독의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강소원 영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9. 9“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10. 10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6. 6“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8. 8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