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1970년 11월 13일 노동자의 인간답게 살 권리를 외치며 자신을 불태웠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탄생한다. 그것도 고(故) 전태일 50주기인 2020년 애니메이션 ‘태일이’로 개봉돼 22세 청년의 삶이 다시 조명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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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020년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개봉될 애니메이션 ‘태일이’ 티저 포스터.
명필름 제공 |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 ‘아이 캔 스피크’ 등 수많은 영화를 만들어 한국영화계 대표 제작사로 꼽히는 명필름과 전태일 재단이 공동 제작하는 ‘태일이’는 1966년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공장의 재단 보조로 일하던 시절부터 유명무실한 근로기준법 화형식에서 자신의 몸을 불태워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려 했던 1970년 11월 13일까지를 다룬다.
지금까지 전태일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는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저술한 ‘전태일 평전’과 1995년 개봉한 박광수 감독의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그리고 최호철 작가의 만화 ‘태일이’ 등이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것은 ‘태일이’가 최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태일이’ 제작발표회에서 명필름 심재명 공동대표는 “저희 이은 공동대표가 영화창작집단 장산곶매 시절에 ‘파업전야’를 제작했고, 명필름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다룬 ‘카트’를 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태일이’를 제작하는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작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람 냄새 나는 영화로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던 명필름이기에 가능한 프로젝트가 ‘태일이’가 아닌가 싶다.
‘태일이’가 기대되는 이유는 노동자의 영웅 전태일의 모습보다는 인간 전태일의 모습이 많이 그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의 홍준표 감독은 “‘태일이’에서는 노동운동을 했던 열사의 모습보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청년 같은 느낌, 그리고 강한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닌 유약하고 여러 감정을 지닌 전태일로 묘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태일’이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감 때문에 자칫 계몽주의나 교조주의로 빠질 수 있는 이야기를, 전태일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와 아직 잘 모르는 세대를 모두 아우르며 친근한 노동자 전태일로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태일 사후 50년이 지나서도 남녀노소 모두와 정서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이야기의 애니메이션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태일 재단의 이수호 이사장은 “지금 전태일이 살아있었으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이 되는가? 저를 보면 된다. 같은 나이다. 2년 후면 근로기준법을 품에 안고 깜깜한 세상에 항의하며 자기 몸을 불태운 지 50년이 된다. 그때와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게 된다. 여러 가지 상황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하지만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태일이’가 큰 희망과 새로운 힘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 후에 만나게 될 애니메이션 ‘태일이’가 이 이사장의 말처럼 노동자는 물론 일을 하는 모두에게 희망의 불꽃이 되길 기대한다.
PS. ‘태일이’는 지난 20일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을 오픈했다. 1만 원 이상 기부자들의 이름이 엔딩 크레딧에 기재될 예정으로, 자세한 내용은 카카오같이가치 페이지(https://together.kaka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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