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작, 4대강 사업에 변해가는
- 경북 영주 기프실의 6년 그려내
- ‘메이드 인 부산’ 심사위원 특별상
- 다큐 ‘녹’·단편 ‘철원에서’ 수상
- 관객 1500명… 취업난 주제 다수
‘스무 살’을 맞은 부산독립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전반적으로 부산독립영화 특유의 패기가 약해졌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지만, 여전히 보석 같은 작품들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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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회 부산독립영화제 대상 ‘기프실’ 한 장면. 영화는 경북 영주댐 건설로 마을 기프실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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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독립영화협회는 지난 26일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제20회 부산독립영화제 폐막식을 열고 경쟁 부문 ‘메이드 인 부산’ 본심에 오른 작품 중 다큐멘터리 ‘기프실’(문창현 감독)에 대상을 수여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다큐멘터리 ‘녹’(신나리 감독)과 단편 영화 ‘철원에서’(김혜정 감독)가 받았다. 기술 창의상에는 ‘여름내’ ‘훔친 사탕’ ‘만끽 연가’의 노재봉 음악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각각 ’여름내’의 이상현과 ‘희한한 시대’의 이현지에게 돌아갔다. 관객상은 단편 ‘관객, 직원, 시네마테크’(이신희 감독)가 받았다. 올해는 예외적으로 특별 언급상이 마련됐다. 감독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작품에 주는 상으로 ‘이동’(손태훈 감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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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을 받은 문창현(오른쪽) 감독과 시상자 김동원 감독. |
대상 ‘기프실’은 감독의 친가인 경북 영주의 기프실이 4대강 사업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6년 넘게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본심 심사위원(김동원 감독, 이나라 현대영화이론 연구가, 신은실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들은 “2012년부터 진행해온 작업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며 “촬영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 감독이 자신을 카메라 앞에 드러내는 수행 과정 등이 만들어내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소중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문 감독은 “이런 순간을 기대하기는 했지만 정말 올지 몰랐다”며 “앞으로도 좌절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 부산 독립영화의 장을 넓히고 싶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부산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메이드 인 부산’에는 128편이 출품돼 17편이 본심에 올랐다. 올해 경쟁작들이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취업난이다. 청년 세대가 겪는 고단한 현실과 심리가 다양한 장르로 소개됐다. 일부에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을 다루려는 노력은 돋보이나 자기 세대를 넘어선 문제도 다룰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독립영화가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작품의 패기가 약해졌다는 우려도 있었다. 김동원 감독은 “독립영화는 상업영화가 넘볼 수 없는 확고한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새 독립영화가 상업영화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극영화의 강세 속에도 다큐멘터리의 힘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출품 편수가 줄었음에도 개막작(라스트 씬)과 폐막작(기프실) 모두 다큐멘터리가 선정됐다. 다큐멘터리는 주로 공동체가 해결하지 못한 역사적, 사회적 문제들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는 작품이 많았다. 김 감독은 “독립영화다운 돌파력이 남아있어 감명 깊었다”고 밝혔다.
제20회 부산독립영화제는 지난 22일부터 5일간 영화의전당에서 열렸으며 작년 대비 300명 늘어난 1500명의 관객이 찾았다. 5개 부문(▷20주년 특별전 ▷메이드 인 부산 ▷부산독립장편영화 초청 ▷딥 포커스 ▷지역독립영화 초청)에서 총 48편이 상영됐으며 14번의 관객과의 대화(GV)가 이뤄졌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영화제를 빛냈던 작품들이 상영되는 ‘20주년 특별전’과 부산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설립을 위한 세미나도 열려 많은 관심을 모았다.
김민정 기자 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