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정권 치졸한 차별정책에
- 기본권리조차 못 누리는 동포들
- 부산 사회·문화단체 24곳 모여
- 일본 내 ‘조선학교’ 돕기 나서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상임대표 이용학) 발족식이 지난 1일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정영상홀에서 크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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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부산 중구 동광동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적영상홀에서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발족식이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앞으로 조선학교를 돕는 활동을 꾸준히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
좌석 210석은 거의 들어찼고 일본에서 온 최유복 후쿠오카조선학원 이사장, 박미순 나고야 ‘꿈이요’ 대표,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모임의 쯔이키 미노루 사무국장 등이 연대사를 했다. 서울에서 온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몽당연필 김명준 사무총장, 지구촌동포연대 최상구 사무국장,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공동대표도 연대사에 동참했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직접 행사장을 찾아 축사를 했고,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부산동포넷,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민예총 등 부산의 24개 시민사회·문화단체가 동참해 재일동포들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조선학교’를 돕고자 만든 단체다. 무엇이 이 시민모임의 발족에 이토록 관심이 쏠리도록 하는 것일까.
조금이나마 이를 이해하려면, 재일동포가 일본에서 겪은 기나긴 차별과 고난의 세월을 짧게라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조선적(朝鮮籍)을 북한 국적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조선적은 한반도의 남북 정부와 그 외 조선인들의 의사를 모두 무시하고, 일본 정부가 1947년 5월 2일 외국인등록령에 따라 멋대로 만든 임시 국적이다. 당시에는 남북 정부 모두 수립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조선적은 식민지 시대의 조선호적 등록자를 가리켰다.”(량영성 지음·김선미 옮김 ‘혐오표현은 왜 재일조선인을 겨냥하는가’ 중)
조선학교는 원래 이렇게 남도 북도 아닌 ‘재일조선인’들이 해방 직후 국어강습소로 시작한 일본 내 한민족 교육기관이다. 많을 때는 일본에 537개교, 학생 4만2906명이 있었다. 하지만 1948년과 1949년 일본 측의 학교폐쇄령 등을 시작으로 기나긴 차별을 받았다. 조선학교는 오랜 기간 조선총련의 지원을 받는 데다 북한과 가깝다는 인식으로 이데올로기의 프레임 안에 놓여 있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학교 학생들이 일본인이 저지르는 치마저고리 찢기, 조고생 습격사건 등 민족 차별에 끊임없이 시달리고(일본 영화 ‘박치기’도 이런 사연을 다룬 영화다), ‘민족 교육’ 측면에서 조선학교가 조명되기 시작하면서 인식은 많이 달라졌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일본 내 한국학교가 4곳뿐이어서 대한민국 국적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학생 상당수가 조선학교에 다닌다. 시민모임 측은 현재 조선학교 학생의 60% 정도가 대한민국 국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 계기가 생겼다. 일본 아베 정권이 ‘고교 무상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일본 고교는 물론 다양한 외국인학교 가운데서도 유독 조선학교만 배제하는 ‘치졸한 차별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몽당연필 김명준 사무총장은 이날 “재일동포의 90%가 남쪽이 고향이며 그중 고향이 경상도분이 가장 많다. 경상도의 상징적인 도시 부산에 이 모임이 생겨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기본 권리인 교육은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인류 보편의 정신과 “조선학교는 다가올 통일시대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미래 지향적 관점을 강조했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