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24>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에서 사라진 단어

섣불리 사용했던 ‘랜드마크’…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04 18:49:29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25일 오거돈 부산시장 취임 후 중단됐던 오페라하우스 공사가 재개됐다. 오 시장은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관련해 숙의 민주주의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그간 다각도로 의견을 들었다고 평가하는 듯하다. 그 결론이 공사 재개이다. 단순한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에서 벗어나 ‘부산형 복합문화공간’ 건립이라는 새로운 단어까지 등장했다. 그럼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부산형 복합문화공간 건립의 차이는 무엇일까? 시간을 되돌려 한 번 살펴볼까 한다.
요제프 보이스의 ‘7000 그루 오크나무 프로젝트’ 모습. 묘목들이 어느새 자라 현무암 기둥보다 커졌다. 카셀 도쿠멘타 홈페이지
부산에 ‘오페라하우스’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2012년 6월 19일 오전 10시 부산시청에서 행정부시장 및 문화·예술·건축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였다. 이후 ‘2014년 착공, 2018년 완공’ 목표까지 수립했다. 총공사비 3307억 원을 투입해 북항재개발지구 내 해양문화지구 일원(연면적 4만8182㎡)에 1800석 오페라 전용극장과 300석 소극장 등을 갖춘, 기존 ‘복합적 아트센터’ 개념에서 벗어난 전문화된 시설로 건립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문화계와 시민의 다양한 찬반 의견 발표도 있었다. 공사비 추산은 5000억 원까지 올라갔다가 3000억 원 그리고 2000억 원, 최종적으로 2500억 원으로 줄타기했다. 지난달 25일 공사 재개 발표에 따르면 이마저 롯데에서 1000억 원, 부산항만공사가 800억 원, 부산시가 700억 원 분담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듯하다.

사라진 첫 번째 단어는 ‘랜드마크’이다. 그동안 부산시는 ‘부산을 대표할 랜드마크’로 오페라하우스의 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나온 것은 ‘랜드마크에 집착하지 말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랜드마크는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건물의 대표성이다. 많은 곳에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예로 들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주변을 대부분 공원으로 조성해 ‘오페라하우스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또한 하버브리지와 연계되는 이미지를 만들어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조망하는 다양한 포인트를 조성했다. 랜드마크다운 상징성은 ‘건물 하나’ 달랑 짓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건물’이 아니라 건물, 공원, 조망, 계획, 철학이 어우러진 ‘조화’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물 뒤로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면 오페라하우스의 상징성은 사라진다. 둘째, 건물의 내용이다.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으로 오페라하우스의 상징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막대한 재원이 뒷받침될 때나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시는 애초 랜드마크라는 용어 사용이 어설펐음을 자인한 것이다.

사라진 두 번째 단어는 ‘오페라하우스’이다. 애초 ‘복합적 아트센터’에서 벗어난 ‘전문화된 시설’이라 발표했다. 전문화를 지향하는 이 시대에 2012년 발표 때보다 한물간 ‘복합문화공간’이라면 누가 인정할까. ‘복합’은 여러 면에서 유용해 보이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무엇을 해도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2012년 3000억 원을 예상했던 것을 지금 2500억 원으로 공사를 재개하면서 다른 조정 없이 ‘부산형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불확실한 단어에만 의지한다면 새로운 혼란만 자랄 것이다.

1982년 6월 19일 제7회 카셀 도쿠멘타 개막 때 독일 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오크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그는 한 그루 오크와 지역 채석장에서 가져온 현무암 기둥을 함께 배치하면서, 참가자들에게 비용을 기부받아 오크나무와 현무암 기둥으로 도심을 점점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타계한 다음 해인 1987년 제8회 카셀 도쿠멘타가 열린 날, 참가자들은 그의 뜻을 이어 7000번째 오크나무를 심음으로써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라고 이야기한 보이스는 예술이 사회를 바꿀 수 있고 삶의 행동 또한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 시장의 ‘북항의 기적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다면 실현 가능한 밑그림부터 제시하여 문화예술계와 시민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5. 5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6. 6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7. 7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8. 8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9. 9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10. 10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1. 1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2. 2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3. 3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4. 4[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5. 5[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6. 6박성훈, 부산 보훈의료 공백 해소 물꼬…보훈부 장관 “전면 조사해 대책 마련”
  7. 7국힘 정점식 “李 대통령·이화영, 협력이냐 배신이냐 ‘죄수의 딜레마’”
  8. 8정동만 “PK 교통안전체험교육수 전국 두번째 …PK센터 건립해야”
  9. 9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10. 10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1. 1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2. 2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3. 3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7. 7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8. 8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7조…글로벌 빅테크 첫 기록(종합)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5. 5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6. 6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뭐라노] ‘북항 찍고’ 광안리·해운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10. 10[뭐라노] 금정구가 인구감소지역이라고?
  1. 1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2. 2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