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봉권의 문화현장 <42> ‘조선학교’와 함께, 이기는 싸움을!

옹졸한 일본,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을 거둬라

  •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8-12-10 19:07:0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아베 정부 고교 무상화 정책
- 60곳 달하는 조선학교만 제외
- 정치·외교상의 갈등 빌미로
- 교육이라는 보편 가치 부정

- 한민족교육 지켜낸 조선학교
- 남북평화 분위기 이어진다면
- 日의 차별이 더 큰 문제 만들 것

일본 아베 정부가 또 한 번 ‘지는 싸움’을 시작했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지난 1일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린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발족식 현장을 취재하는 동안 내내 그랬다. 이 시민모임에는 부산지역 24개 시민사회·문화단체가 동참한다.
   
조선학교 구성원과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일본에서 조선학교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지운 제공
현재 일본에는 조선학교가 60여 곳 있으며 학생은 8000명에 이른다. 2010년 당시 일본 민주당 정부는 ‘고교 무상화 정책’을 도입했다. 학생당 연간 수업료 12만~24만 엔을 지원하는 것이 뼈대다. 여기서 유독 ‘조선학교’만 대상에서 제외됐다. ‘각종 학교’로 분류되는 일본 내 국제학교에도 고교 무상화를 적용하지만, 그 뿌리가 1945년 해방 직후까지 올라가는 긴 역사의 조선학교만 달랑 들어냈다. 이렇게 정책방향을 잡도록 결정타를 날린 조처는 2013년 아베 정부 때 이뤄졌다.

그 과정과 상황을 들여다보면, 아베 정부가 유지하는 ‘고교 무상화 제도에서 조선학교만 적용 배제’하는 정책은 불안정하고 ‘외로운’ 바탕 위에 서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먼저, 교육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 영역이라는 점이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등 관련 기구도 2014년과 2018년 조선학교 고교 무상화 배제 정책 시정을 권고했다. 애초 고교 무상화 제도 입안 단계부터 당시 일본 민주당 정부는 교육적 관점에서 조선학교를 비롯한 외국인학교를 정책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 상정했다. 그러나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나는 등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자 일본 우파 정치인 등의 요구로 조선학교만 배제하는 조처가 취해지기 시작했다. 정치·외교상의 이유가 교육이라는 보편 가치의 발목을 잡았다. 조선학교는 어제오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일본에서 교육기관으로서 70년간 공존했다. 보편 가치의 요구를 정치의 논리가 끝까지 부정하거나 견딜 수 있을까.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기자회견 모습.
또 한 가지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조선학교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갈수록 통일로 가는 여정을 함께할, 남북 공동의 문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조선학교는 한민족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하나로서 민족교육을 지키고 우리 문화를 간직했다. 남북 관계가 꾸준히 좋아진다면, 남한 정부와 북한 정부가 함께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의 차별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일본이 조선학교를 차별하면서 제시하는 이유 자체가 북일 관계와 남북 관계의 불안과 위험이다. 남한과 북한 관계가 튼튼한 평화 관계에 들어서면, 일본이 조선학교를 차별할 중대한 근거가 사라지는 셈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본다.

올해 번역·출간된 재일동포 3세 량영성 씨의 책 ‘혐오표현은 왜 재일조선인을 겨냥하는가’(산처럼 펴냄)를 보면, 이런 흐름도 있다.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 일본 지자체의 태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조선학교를 배제하니, 지자체도 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애더라는 것이다. 한술 더 뜬 경우도 있다. 2013년 4월 도쿄도 마치다시가 초등학교에 방범벨 경보기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에는 배포를 중단했다가 항의를 받고 배포를 재개한 사례가 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의 후쿠시마 조선초중급학교는 지자체가 공립학교에 빌려주는 방사선 측정기 대여를 거부당했다(290~291쪽). 너무하지 않은가!

   
갈등을 부추기고자 이런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태도와 철학과 관점은 필연으로 지자체나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거듭 생각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금의 ‘작아 보이는 차별’을 그대로 둔다면, 문제는 커질 것이다. ‘선진국’ 일본이 인류 보편의 가치에 속하는 영역에서 뒤처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아울러,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부산에서 발족한 사실이 뜻깊다. 통일을 향해 함께 갈 남북 공동의 문화 자산으로 조선학교를 볼 필요가 있다.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5. 5“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0. 10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8. 8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8. 8세 가지 맛 한 번에…CU 트리플 삼각김밥 가성비 한 끼 호응
  9. 9대출 갈아타라더니…은행 16곳 중 11곳 주담대 ‘금리 역전’
  10. 10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4. 4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9. 9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0. 10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7. 7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미리보는 제31회 BIFF
‘아카데미 직행표’ 두고 세계 13편 경쟁…12편 프리미어 상영
한국문학관 기행
부끄러움 없는 삶, 오늘 우리에게 성찰을 던지는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8일 (음 8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