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봉권의 문화현장 <43> 뒷패의 시대 막 내리다

무대 뒤에서 더 빛났던 ‘강희철’… 그의 빈자리가 크다

  •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8-12-16 18:51:3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고 최정완과 함께 뒷패 자처하며
- 궂은일 도맡아도 늘 활기찼던 그
-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은 황망할 뿐

- 딴따라를 아끼고 사랑했던 그는
- 부산 문화계의 좋은 기획자였다

2011년 6월 5일 ‘최’가 갔다. 2018년 12월 10일 ‘강’이 갔다. ‘최강’이 갔다. 부산의 문화예술판에서 ‘뒷패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세상을 떠난 강희철 씨. 무대 뒤에서 궂은일을 하며 예술가들을 빛나게 만들었던 그가 가면서 ‘뒷패의 시대’가 끝났다. 강희철 페이스북
지난 10일 극단 자갈치 단원이자 부산 서면 바보주막 대표이며 문화기획자인 강희철 씨가 향년 57세로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그가 ‘최강’ 가운데 ‘강’이다. ‘강’의 부고는 부산 문화예술계 많은 사람에게 큰 슬픔과 충격을 안겼다. 소식은 너무 급작스러웠고, 빈자리는 컸다. 1961년 경남 밀양 무안에서 태어난 강희철은 금성고와 부산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87년 극단 자갈치에 초창기 단원으로 들어갔다. 극단 자갈치는 민족극 운동을 했다. 민족의 예술 양식을 잇고 다듬으면서, 민중의 삶과 바람을 담고, 민주화에 보탬이 되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은 당시 부산대 무용학과 교수로 부임한 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장을 만나면서 마당극 운동 등으로 미학적 지평을 넓혔다.

부산의 초창기 민족문화예술운동을 이끄는 일을 시작한 강희철은 현장에서 많은 일을 했다. 부산민족문화운동협의회 창립위원, 부산한살림 창립위원, 김해세계가야대축전 기획실장, 김해문화재단 정책학술팀장, 부산민주공원 학술기획, 민족미학연구소 상임이사·기획위원, 부마항쟁민족예술대동굿 기획, 민족통일대동장승굿 기획, 일본군위안부해원상생한마당 기획, 문화기획 노리캄 대표 등을 맡았다.

그 세월 내내 강희철은 문화예술판의 ‘뒷패’를 자임했다. 뒷패란 공연에 출연하는 예술가들이 무대에서 더욱 빛나도록 ‘뒤에서’ 기획·준비·조정하고, 협찬받고, 설치하고, 치우고, 정리·결산하는 직책을 일컫는다. 노고는 많고 빛은 잘 안 난다. 강희철은 추진력이 탁월하고, 일이 시원시원하며, 작품을 사랑했다. 강희철과 함께 극단 자갈치에서 단원 생활을 시작한 황해순 전 부산문화재단 본부장은 “무엇보다 희철이는 좋은 문화기획자였다”고 말했다. 그가 서면에 바보주막을 열고 구름처럼 몰려온 사람을 줄곧 만난 것 또한 뒷패로서 기울인 노력일 것이다. 지난 8월 페이스북에 그는 썼다.

“아무래도 나의 이번 생은 무대 뒤 꽃 핀 자리 뒤쪽 그 어디쯤에 자리한 듯하다.…그래도 무대 뒤로 삐꿈 돌아봐주는 꽃 한 떨기 있어 위안도 희망도 간직한다. 다음 생도 허락된다면 큰 나무가 되어 션한 그늘이라도 드리우고 싶네. 안타까븐 내 삶아.”

이 글의 첫 대목으로 돌아가자. ‘최강’ 가운데 앞서 떠난, 부산 문화판 전설의 뒷패가 또 한 명 있었으니 ‘최’에 해당하는 최정완이다. 최정완과 강희철의 삶은 겹친다. 1960년 경남 함양 안의에서 태어나 혜광고와 동아대 수학과를 나온 최정완도 1987년 극단 자갈치 단원으로 시작했다. 둘은 벗이었다. 현장 예술인을 지칭하는 말인 ‘딴따라’를 무척 좋아한 것도 공통점이다.

   
전통적이고 실질적인 의미에서 부산 문화운동판 ‘뒷패의 시대’는 두 사람의 퇴장과 함께 이제 저물었다. 2012년 나온 추모의 책 ‘뒷패 최정완 이야기-나는 없다’(조기종 엮음·도서출판 전망)에 강희철은 이렇게 썼다. “언젠가 그를 만난다면 이렇게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그자, 딴따라 좋았제!” (164쪽)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8. 8“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3. 3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