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28> 삶 주변에서 찾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

삶의 쉼표 같은 작은 예술공간,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28 18:47:3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50~60석 동네 소극장 공연
- 예술과 직접적인 교감함으로
- 음악 선율에 위로·위안받기도

- 공연장 운영자의 재정적 압박
- 지원하는 사회적 대타협 필요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따른 행복을 누리기보다 내 생활 주변 가까운 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선율에 위로와 위안을 받을 때가 많다. 이러한 것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확행(小確幸)이라 했다. 이런 일이 많을수록 행복지수는 높아지고 사회는 긍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지난 25일 스페이스 움에서 열린 재즈 피아니스트 하지림의 2집 앨범 쇼케이스.
지난 25일 부산 동래구 명륜동 스페이스 움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하지림의 2집 앨범 쇼케이스 콘서트 ‘일상’이, 26일 토요일에는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앞 소극장 봄(봄 카페)에서는 피아니스트 조현선 경성대 교수의 독주회가 각각 열렸다. 공연 장소가 모두 객석 50~60석의 동네 소극장이란 점이 공통점이었다. 음악회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갤러리, 인문학 모임 공간 등으로도 활용되며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장소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하지림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작곡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뉴욕 파이브타운즈컬리지에서 재즈 피아노로 석사 학위까지 마친 음악인으로 거듭났다. 대학 생활 내내 문화 동아리에서 음악과 함께했던 일상이 작곡가이자 연주자로 거듭나는 삶으로 변화한 밑거름이 됐다. 가까운 곳에서 늘 함께했던 음악, 이제는 자기 음악으로 관객과 만나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모습이 공연 내내 공연장을 감쌌다. 그의 미소가 관객들의 미소로 번져가는 ‘나비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앨범 타이틀 또한 ‘일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연주자의 일상을 대화하듯 음악으로 풀어내는 피아노 선율에 드럼과 베이스가 더해지며 ‘하지림 재즈 트리오’가 형성되고, 이들이 전해주는 선율에 관객의 행복지수는 최고조로 올라갔다. ‘소극장 봄’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현선 교수의 독주회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시작으로 드뷔시,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를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 버전, 쇼팽의 폴로네이즈 판타지아 Op.61까지 쉼 없이 연주했다. 조 교수의 연주에 관객은 열광했고, 작은 공간을 큰 행복이 가득 채웠다.

필자는 삶의 쉼표 같은 작은 공간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왔다. 2002년에는 필자가 직접 (지금은 없어진) 국도레코드 대표와 함께 ‘국도아트홀’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했다. 이곳에서 ‘대화가 있는 음악회’를 열어 매달 부산 음악인의 연주와 삶의 이야기를 들었고, 피아니스트 김대진, 첼리스트 다니엘 리, 살타첼로,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를 비롯하여 다양한 연주자가 함께하는 쇼케이스 음악회와 강좌가 있었다.

작은 공연장의 역할은 큰 공연장에서는 할 수 없는 직접적인 예술 체험이다.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 가까이서 전해주는 특별한 예술적 체험이다. 관객 눈앞에서 숨소리까지 맞춰가는 예술적 경험은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이러한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관객 또한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당시 필자는 역설했다. 하지만 이들 공간은 한동안 거의 사라졌다.

필자가 만나는 작은 공연장은 관객에게 행복감을 준다. 그러나 필자는 작은 공연장을 운영하는 대표들의 힘겨움과 심정까지 이해하기에 가슴이 휑하다. 스페이스 움의 대표가 안고 있는 엄청난 재정적 압박을 온전히 혼자 몫으로 남겨두기엔 우리 사회는 이런 작은 예술공간에 너무도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공연장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모든 단위의 지자체와 정부, 국회·시의회·구의회가 소규모 공연장 활성화를 위해 지원책을 연구하고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소극장은 대규모 공연장이 미처 주지 못하는 삶의 소확행을 느끼게 하는 실핏줄 같은 곳이다. 이런 실핏줄이 건강하지 못한 곳에서 대규모 공연장 활성화도 매우 힘들다. 주변의 사소함도 예술이 되고 그 예술이 일상이 되는 건강한 사회를 다시금 생각하자.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7. 7‘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8. 8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9. 9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0. 10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8. 8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9. 9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10. 10“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5. 5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6. 6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7. 7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8. 8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0. 10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