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스카웨이커스 트럼페터
- 발라더로 변신해 솔로 앨범 제작
- 보사노바·왈츠·재즈·알앤비 등
- 천세훈만의 감성 뚜렷이 담아내
- 내달 경대 앞 노드서 쇼케이스
- ‘나발라더’의 라이브 감상하시길
차가운 바람과 미세먼지를 핑계로 오랫동안 방구석에 박혀 있다가 오랜만에 광안리로 산책을 강행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발매된 천세훈의 첫 번째 정규앨범 ‘January Memories(사진)’는 쌀쌀한 겨울 바다 산책의 사운드트랙으로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1월의 기억들이라는 앨범 타이틀처럼 추운 겨울의 아련하고 따듯한 기억을 담은 앨범이다.
천세훈은 10년 넘도록 각종 공연장과 집회 현장을 누비며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다 현재 잠정적 활동 중단 중인 부산의 대표밴드 스카웨이커스의 트럼페터로 활동해왔다. 그의 솔로 앨범은 그간 소개해왔던 부산 인디뮤지션 음악이 다소 생소했던 이들이라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고 감미로운 발라드와 재즈풍의 아련한 트럼펫 연주곡으로 포진돼 있다.
12년 전 천세훈은 스카웨이커스 결성 당시 다른 브라스 악기보다 작고 가벼워 화려한 무대 액션을 펼치기 좋겠다는 생각으로 트럼펫을 선택했다. 스카웨이커스의 무대에서 보컬 못지않은 무대 액션과 함께 연주 중에 간간이 ‘떼창’ 코러스로 감질나게 듣던 천세훈의 목소리는 그가 연주하는 트럼펫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담백하고 근사하다. 2016년 연말 밴드활동 중에 첫 번째 싱글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10개의 디지털 싱글을 부지런히 발표해왔다.
천세훈의 첫 싱글을 들었던 당시 트럼펫을 연주하며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고심 끝에 나팔(트럼펫)+발라드를 조합한 신조어로 ‘나발라드 가수’라는 칭호를 붙여보려 개인적으로 시도해봤으나 어쩐지 ‘날티’ 나는 어감으로 발라드 감성에 방해된다는 핀잔만 들었던 아쉬운 기억이 있다. 천세훈은 이번 앨범에서 작사, 작곡은 물론 보컬과 트럼펫 외에도 기타, 베이스, 피아노, 멜로디카, 퍼커션 등 대부분의 악기 연주를 직접 소화해냈고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도맡아 했다. 동료 뮤지션의 도움도 있었지만 혼자서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January Memories’에서 보사노바, 왈츠, 재즈,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천세훈만의 감성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
| 지난달 첫 번째 정규앨범 ‘January Memories’를 발표한 천세훈. 천세훈 제공 |
건축학도였던 천세훈은 작년부터 동의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하여 작곡 공부에 한창이다. 올해부터는 활동 중단 중인 스카웨이커스를 포함해 총 7팀이 소속돼 있는 인디레이블 루츠레코드의 대표가 되었으며, 루츠레코드 컴필레이션 앨범 녹음 작업도 진행 중이다. 천세훈은 현재 루츠레코드 유일한 솔로 가수이기도 하다. 사회 참여적인 성향이 강한 버스트 오케스트라의 멤버로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버스트 오케스트라는 트럭을 무대로 개조해 전국의 각종 집회 현장에 달려가는, 기동성 있는 브라스 보컬 팀이다. 뮤지컬 음악에도 참여했고, 최근엔 드라마 OST 작곡팀에 참여해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참여한 곡이 100곡이 넘고, 저작권 등록을 마친 곡은 60곡이 넘는다. 부지런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한 못 말리는 열정꾸러기다.
다음 달 30일엔 경성대 앞 라이브클럽 노드(node)에서 천세훈 정규앨범 ‘January Memories’의 쇼케이스가 열린다. 지금까지 앨범과 싱글에 참여했던 초콜릿벤치의 백아영. 하퍼스의 김경수, 기타리스트 모노맨, 해피피플의 하창욱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온라인으로만 발매된 디지털 앨범을 쇼케이스 관객을 위한 선물로 CD를 소량 제작할 계획이라니 천세훈 앨범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일 듯하다. 온라인 음원 발표 위주로 활동해온 트럼펫 부는 발라드 가수 천세훈의 라이브 무대를 목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수많은 장르의 음악이 유행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소외도 돼 왔지만…분명한 건 어떤 시대에도 ‘Ballade will never die! 발라드는 죽지 않는다’. 천세훈은 부산의 발라더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