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떠나는 동료들 안타까워
- 맘껏 공연 펼칠 무대 판 깔아
- 경성대 앞 새 문화공간 ‘노드’
- 세이수미 등 뮤지션들 아지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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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드에서 열린 브라스 밴드 버스트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이광혁 제공 |
부산의 공연장과 집회현장, 거리 버스킹 무대에서 마치 분신술 쓰듯 숱하게 목격되는 이광혁(사진)에게 근황을 묻자 “저는…바빠요”라고 대답했다.
현재 잠깐 휴식 중인 스카 웨이커스의 드러머 이광혁은 앨범 녹음을 하는 레게 밴드 해피피플에 드럼 세션으로 참여 중이다. 올해는 버스킹 위주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는 3인조 로커빌리 밴드 하퍼스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리고 새로운 퓨처국악팀 루츠리딤의 멤버로 음반 작업 중이다. 루츠리딤은 국악과 전자음악의 과감한 콜라보로 기존 ‘퓨전국악’이란 애매한 장르의 틀을 벗어나 ‘퓨처국악’이란 새로운 장르를 지향한다고 한다. 브라스 밴드 버스트오케스트라 활동도 겸하고 있다. 한국의 고질적인 드러머 부족현상으로 많은 드러머가 여기저기서 품앗이 연주를 하는 경향은 있지만 무려 5개 팀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묻자 “미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 와중에도 부산 음악 씬을 떠나는 동료를 보며 부산에서 만들어진 문화 콘텐츠가 부산에서 소비되는 구조가 생겨야 한다는 바람으로 지난해에 ‘부산인디언즈’라는 회사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부산 인디 뮤지션들을 어떤 방향으로 마케팅을 할지 콘셉트를 잡고 도와주는 회사라고 한다. 지난해 ‘헬로루키’에서 최종 우승한 ‘우주왕복선사이드미러’와 ‘플렛폼스테레오’ 등의 A&R 작업을 맡았다.
그런 과정에서 멋진 기획 공연이 부산에서 더 많이 벌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경성대 앞 부산 힙합의 성지로 불리던 레블(revel)의 공간을 인수해 노드(NODE)라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노드’는 네트워크 용어로 수신자와 송신자가 만나는 지점을 말하며, ‘당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을 의미한다. 3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 겸 펍으로 핫플레이스가 되고 싶은 욕심에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공연이 없는 날은 펍으로 운영한다. 공간이 예뻐서 인스타그램 사진도 잘 나오고 멋진 음악과 함께 연인이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좋다.
지난 2일 토요일 저녁엔 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에 빛나는 밴드 세이수미의 단독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부산의 힙스터들에게 노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오는 23일 토요일엔 해피피플, 노선택과 소울소스, 셀렉타(레게 전문디제이)들이 참여하는 레게 공연, 오는 30일에는 부산의 발라더 천세훈의 쇼케이스가 있으며 관객에게 와인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달 6일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앨범 부문’을 수상한 힙합뮤지션 뱃사공의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의 유명 뮤지션 대관공연 게스트로 부산 뮤지션을 매칭시켜 지역 뮤지션을 소개하는 것도 노드의 목표다. 매주 공연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 대신 상품으로 내놓고 싶은 양질의 공연을 기획해 새로운 마니아들을 잔뜩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대학가 앞에서 무한리필 주점이 늘어가는 동시에 문화공간이 사라져가는 현실이 늘 아쉬웠는데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기니 반갑다.
여느 번화가와 달리 대학가를 대학가답게 만드는 것은 역시 이런 문화공간이다. 이광혁은 노드에서 대표와 공연기획, 대관운영, 음향감독을 맡고 있다. 올해 목표를 묻자 음악활동에 전념해 솔로 앨범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펼쳐놓은 일들을 볼 때 과연 가능할까? 걱정도 됐지만,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소소하고 다양하게 음악적 견문을 쌓아가는 중이라 한다. 역시, 계획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