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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조봉권의 문화현장 <48> 유튜브 채널 제작 ‘부산사랑’ 콘 마사유키 대표·김현진 사무국장

일본인이 만든 ‘부산’ 동영상 300편…“한우 맛에 반해 눈물 흘렸죠”

  •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9-03-05 18:57:22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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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 아마추어 7명이 의기투합
- 타지에서 집 구하는 일상부터
- 침샘 터지는 먹방·명소 찾기 등
- ‘와보이소 부산’ 콘텐츠 만들어
- 구독자 3만 명 확보 인기 채널로

- “매력적인 바다·넘치는 인심 강점
- 험한 도로와 운전 매너는 아쉬워
- 사단법인 설립해 교류활동할 것”

“안 돼!”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고 말았다. “모모카짱도 일본으로 떠난다고?…‘초창기 맹활약 멤버’ 유키짱 떠난 것도 아직 아쉬운데.”
   
‘부산사랑’ 콘 마사유키(왼쪽) 대표와 김현진 사무국장이 부산 중구 사십계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전민철 기자
지난 1월 (사실은 언젠간 취재하겠다는 마음으로) 평소 즐겨 보던 유튜브의 부산 여행·부산 음식 홍보 동영상 ‘와보이소 부산’을 볼 때의 일이었다. 와보이소 부산의 주요 출연자이며 영상 편집과 자막 작업까지 곧잘 하는 중요한 스태프인 모모카(오사카 출신이다)가 곧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나왔다. 와보이소 부산의 수많은 동영상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심히, 재밌게 챙겨 봐온 터라, 그 소식이 아쉬웠다. 아무래도 기자의 본분을 잊고, 부산에 사는 일본 사람들이 부산 구석구석을, 혀를 내두를 만큼 부지런히 다니며 알리는 와보이소 부산에 정이 들었던 모양이다.

와보이소 부산은 당당한 유튜브 인기 채널이다. 2015년 11월 시작한 이래 구독자는 2만9400명. 현재 200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실제 촬영한 영상은 300개에 이른다. 최대 히트 수를 기록한 동영상은 지난해 1월 올린 ‘일본 여자가 한우 먹고 눈물 흘렸다?! 과연 그 이유는?!’ 편으로 62만5000여 조회를 기록 중이다. 그날 멤버들은 부산시의 초대로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고깃집에 가서 먹방을 찍었는데, 모모카가 한우 맛에 반해 진짜로 눈물을 흘려 버렸다. 10만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동영상은 18개다.

절대 고수가 즐비한 데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인기 동영상을 미친 듯한 기세로 올리는 ‘유튜브 무림(武林)’에서 이건 별것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와보이소 부산은 ‘한국 전체’도 아니고 부산만을 대상으로 하는 완벽에 가까운 ‘지역’ 채널이다. 게다가 부산에 사는 일본 사람 예닐곱 명이 주축이 돼, 여가를 활용해,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으로 운영한다. 그런 조건에서 이 정도 성과를 이룬 저력은 ‘당당한 인기 채널’이란 심심한 표현으로는 담아내기 버거울 지경이다.

와보이소 부산을 제작하는 ‘비영리단체 부산사랑’(busansaran.com)의 콘 마사유키(昆 雅之·46) 대표와 김현진(36) 사무국장을 만나보기로 했다.

■취미로 시작해 ‘사랑’이 되다

   
‘와보이소 부산’ 멤버, 일본인 관광객들과 부산 투어를 한 모습. 부산사랑 제공
부산 중구 사십계단과 가까운 곳에 부산사랑의 사무실이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콘 마사유키 대표와 김현진 사무국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유튜브 영상에서 워낙 자주 본 얼굴들이다 보니, 상대는 나를 처음 보는데 나만 ‘일방적으로’ 두 분이 친근했다. 어쩌면 유튜브 시대에는 이런 일이 점점 많아질 것 같다.

부산사랑은 2015년 6월 설립됐다. 콘 마사유키 대표가 주도했다. “원래 일본에서 건설 현장 감독 일을 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토목공사에 관한 비교연구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14년 전 한국어를 배운 것이 인연의 시작입니다.” (콘 대표는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기자의 한국어 질문을 콘 대표가 듣고 일본어로 답변하면 김현진 사무국장이 한국어로 통역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순천과 천안을 거쳐 서울에서 3년 살았다. 서울에서는 경희대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2011년 한국해양대 해양건축학과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부산에 온 것이 인연이 돼 부산에 정착했다. “부산에 와서 생활에 도움을 얻으려고 주로 한국 물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무역업을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일본에 한류 붐이 일었고, 품목 한 가지가 대히트를 쳐 2014년 1월 MK 플래닝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지요.” 여기까지가 부산사랑 설립 직전까지의 ‘역사’다.

부산사랑의 활동 영역은 세 가지로 ‘한일교류회’ ‘봉사활동’ ‘부산 홍보활동’이다. 1년에 한두 번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그곳 어린이들이 색다른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치는데, 이때를 비롯해 팬 미팅이나 파티 등 행사를 할 때 교류회가 동참한다. 와보이소 부산 채널 운영은 ‘부산 홍보 활동’에 해당한다.

김현진 사무국장은 와보이소 부산의 ‘국제적인(한국과 일본) 인기 비결’을 묻자 “저희는 꾸미는 게 없다”고 답했다. 처음엔 ‘좀 막연한 대답 아닌가’ 했는데, 곱씹을수록 ‘과연 그렇군!’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었다. 이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자.

■부산에만 집중하는 인기 채널

   
와보이소 부산은 음식점을 찾아가는 먹방과 부산 명소 곳곳을 찾는 여행 방송이 많다. 물론 ‘일본 사람이 부산에서 집 구하기’부터 ‘집에서 불닭볶음면 끓여 먹어 보기’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방송이 있다. 이 모든 걸 현재는 레이미 마나 모모카 안나 칸나 유우 유지 등 스태프 7명이 대체로 2, 3명씩 짝을 지어 돌아가며 출연하고 진행한다. 여기에 콘 대표, 김현진 사무국장이 가세한다.

스태프들은 즐겁게 방송한다. 이들은 학원강사, 유학생, 직장인 등으로 자기 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따로 낸다. 전문가라면 두 시간에 끝낼 영상 편집을 10시간 동안 하곤 한다.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음식점 취재 때는 한동안 콘 대표가 비용을 댔다. 그는 “요즘은 유튜브 광고 덕에 음식값은 해결된다”고 알려줬다. 이런 친근한 모습과 좋은 에너지가 부산을 여행하려는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 사람의 호응도 끌어내는 구조다.

‘여행지로서 부산의 매력’도 물어봤다. 와보이소 부산팀은 공급자 또는 공무원 관점이 아니라 수요자 또는 여행자 관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시 바다죠. 바다를 접한 도시 가운데 관광 자원과 매력 요인을 이렇게 잘 갖춘 도시는 없다고 봅니다. 서울에 3년 살 때 저는 서울이 제일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서울은 인간관계가 약간 표면적이라고 할까? 부산은 가는 곳마다 정감이 넘칩니다. 이 또한 멋진 자원이고 매력이죠.”

단점, 아쉬운 점은? 콘 대표와 일본에서 5년 살다 온 김현진 사무국장의 의견은 같았다. ‘도로 사정, 교통 사정, 운전 문화!’. 도로 안내가 명확지 않거나 갑자기 길이 없어지는 등 체계적 인프라 정비가 덜 된 점을 느끼며, 콘 대표는 천안과 서울에서도 운전을 했지만 부산만큼 운전이 힘든 곳은 경험하지 못했단다. 축제나 관광 프로그램에 관한 체계적이고, 상세하며, 연계되거나, 종합적인 정보 시스템이 모자란 점도 힘들다고 했다.

   
이들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상반기 안에 부산사랑을 사단법인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부산에서 사단법인을 만든 전례가 없어 어려움이 있지만, 꼭 하고 싶단다. 콘 대표는 “일본 리틀야구 팀을 초청해 친선 경기를 갖고 아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도록 돕거나 비영리단체로는 하기 힘든 다양한 교류 활동을 펼쳐 우리가 사랑하는 부산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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