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예리하면서 해학 넘치는 ‘방정아’만의 풍자와 은유

시립미술관 ‘현대미술작가전’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03-17 18:46:52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의 대표적 중견작가인 방정아(51)는 일상과 한국 여성의 삶을 담담한 풍자와 은유로 풀어낸다. 작품은 해학적인 재미가 있지만, 그 저변에는 작가의 씁쓸하면서도 예리한 현실 인식이 섬세하게 존재한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과 당대 중요 사건·사고, 더 나아가 최근에는 원전, 환경, 전쟁 등의 주제까지 섭렵해나가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고 있는 방정아(사진 왼쪽) 작가와 작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은 올해부터 동시대 한국미술의 흐름에서 주목해야 할 작가를 소개하는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전을 연다. 첫 번째 순서로 방정아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는 1993년 첫 개인전 이래 지금까지 회화를 기반으로 작업해 왔으며 1980년대 민중미술 2세대로 리얼리즘 회화, 여성주의, 부산형상미술 등에서 호명돼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영상, 설치 등 12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선보인다.

전시는 ‘믿을 수 없이 무겁고 엄청나게 미세한’이란 부제 아래 5개의 섹션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는 1990년대부터 한국 현대사의 흐름과 당대의 중요 사건·사고를 소재로 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한 ‘피에타’(2015), 전쟁의 공포를 그린 ‘폭격’(2018), 원전 문제를 다룬 ‘원전에 파묻혀 살고 있군요’(2017)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마주보기 힘든 직설적인 장면이 아닌 은유적인 표현이 더 와닿는다. 방 작가는 핵 발전소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모인 한일 예술인 단체 ‘핵몽작가모임’의 일원으로, 한반도의 현재 상황이 겹쳐지는 반전·반핵을 주제로 한 작품도 다수 그렸다.

두 번째 ‘치열하였다, 그리하였다’ 섹션에서는 1995년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작가 본인의 삶의 궤적을 그린 작품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준다. 첫 아이를 품에 안은 작가의 모습을 그린 ‘얼떨떨했어요’(1999), ‘튼살’(2001), ‘춘래불사춘’(2002) 등 여성, 엄마로서의 삶을 담은 소소한 일상은 거창한 발언보다 더 진하게 다가온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의 작품은 민중미술과 맞닿으며 현실의 기록을 보여준다. 매맞는 여성을 주제로 한 ‘급한 목욕’(1994), ‘집 나온 여자’(1996)가 대표적이다. 무겁고 어두웠던 역사의 단편은 작가만의 유희적 형상과 삶의 서사로 구현됐다.

‘불편하게 다독이는’ 섹션은 예술가라는 존재를 관세음보살의 형상으로 표현했으며, ‘없으면 됐고요, 있으면 좋고요’는 사람들의 삶에서 포착된 일상을 제목처럼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마지막 섹션인 ‘확장된 세계’에서는 개인과 삶, 일상을 다루던 작가의 시선이 자연, 환경으로 확장된 것을 볼 수 있다.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에 대한 비판과 물의 생명력, 자연의 회복성에 대한 의지가 함께 존재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그린 가로 7m에 달하는 대작 그림 ‘그녀가 손을 든 순간’(2019)은 전시장을 실제 그림 속 배경처럼 구성해 관객이 그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대표작이다. 작가는 “‘지금 여기의 삶’이 가장 큰 관심사이자 작품의 화두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 불안한 사회에서도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희망을 그렸다”고 말한다. 전시장 중 일부는 목욕탕처럼 꾸며 작가의 영상 작업, 드로잉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또 피격 12명 사망 309명 부상
  2. 2[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3. 3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4. 4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5. 5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6. 6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7. 7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8. 811일 부울경, 구름많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 소식도
  9. 92030년엔 로봇용 D램, 20배 증가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재’
  10. 102027학년도 대입 수시,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 전년대비 40% 지원 증가
  1. 1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2. 2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3. 3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4. 4나경원 ‘젤렌스키 감사 서한’에 與 “매국”…나 “친북 정권”
  5. 5국힘 “李 대통령, 北 저자세 정동영 즉각 경질하라”
  6. 6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7. 7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8. 8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9. 9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10. 10‘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1. 1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2. 2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3. 32030년엔 로봇용 D램, 20배 증가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재’
  4. 4"국세 체납액 116조원 돌파…미납에 따른 가산세 급증"(종합)
  5. 5삼양사, 최근 3년 반 동안 공정위 과징금 가장 많이 매겨져
  6. 6동남권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 부울경 스타트업 11곳 IR 데모데이
  7. 7‘개 식용 종식’ 순조롭게 진행… 농가 1537곳 중 1339곳 문 닫아
  8. 82020년 이후 19조원 풀린 모태펀드…75%는 수도권에 투자
  9. 9“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10. 10배달 문화 자리 잡으면서 불만도 급증… 5년여 간 소비자 상담 9430건
  1. 1[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2. 2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3. 3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4. 411일 부울경, 구름많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 소식도
  5. 52027학년도 대입 수시,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 전년대비 40% 지원 증가
  6. 6'대구 상가 천장 마감재 붕괴사고', 경찰 합동감식 진행
  7. 7울산 5개 구·군 재정자립도 모두 4년 전보다 하락
  8. 8'이웃 간 강력범죄'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10년간 전화상담 35만 건 넘어
  9. 9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10. 10'보조배터리 화재' 제주항공 여객기, 11일 새벽 1시40분에 제주 도착
  1. 1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2. 2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3. 3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4. 4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7. 7“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8. 8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9. 9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10. 10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