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은 등 국내외 작가 8명
- 인간됨 성찰 … 8월 18일까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기계와 인간이 결합하는 ‘포스트 휴먼(Post Human)’ 시대를 맞고 있다. 인간 너머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것에 대한 기대 희망과 함께 일각에서는 ‘인간과 기계의 대결’ ‘기계의 인간화’ 등의 우려가 나온다. 인공지능 기계와 공존해야 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인간됨을, 살아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유일무이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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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출신 왕테유 작가의 대형 설치작품 ‘NO.72’.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
부산현대미술관 지하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동시대 미술 기획전 ‘마음현상 : 나와 마주하기’는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지만, 추상적 혹은 단편적으로 인식되는 인간의 ‘마음’을 주제로 우리의 존재와 삶을 사유한다. 국내외 작가 8명은 설치, 사진, 영상, 참여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관객이 직접 자신의 마음 현상과 대면해보길 주문한다.
이번 전시는 3개 파트로 나뉘어 전시된다.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것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개인에서 타자로 나아간다. 첫 번째 파트인 ‘감각, 일어남’에서는 대만 출신 왕테유 작가의 대형 설치작품 ‘NO. 72’를 만날 수 있다. 하얀색 천을 이어 붙여 만든 거대한 벌룬 형태의 작품은 전시장 그 자체가 배경을 넘어 작품이 된다. 작가는 지난 3주 동안 전시장에 머물며 작가 2명, 현지 재봉사 3명과 팀을 이뤄 공간에 맞는 작품을 제작했다. 관객은 작품 안과 밖을 드나들며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느끼고 공간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몸, 마음의 출현’ 파트는 몸과 마음의 관계를 소개한다. 마음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몸에 의해 형성, 표현되는 것으로 우리의 말투, 눈빛, 행동에 의해 드러난다. 장성은 작가의 사진 작업 ‘Writing Play(연극)’ 시리즈는 삶을 한 편의 연극에 비유하며, 과장되거나 은폐된 몸에 의해 오히려 극명하게 드러나는 마음을 포착했다. 안무가 이윤정은 ‘1과 4’ ‘점과 척추 사이’ 등 3편의 공연 기록영상을 선보였다. 그는 개인을 억압하는 관습, 편견에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변화시키는 힘이 개인의 내부, 즉 마음에 있다는 메시지를 몸짓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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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기획자가 되고 관람객은 수행자가 되는 천경우 작가의 ‘1000 Names’. |
‘관계, 존재자들’은 마음을 가진 존재자들인 타인과 나의 관계를 살펴보는 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조소희 작가의 ‘편지-인생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작가가 하루 중 관심을 가진 하나의 단어를 종이 위에 타자한 편지 작업으로 이번 전시에는 지금까지 작업한 9000여 장의 편지를 선보인다. 수행하듯 매일 작성된 편지는 일상적인 하루에 의미를 부여하고 차곡차곡 쌓여 비물질적인 시간과 마음의 존재를 드러낸다. 천경우 작가는 ‘1000 Names’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작가 자신은 기획자가 되고 관람객이 수행자가 되어 자신과 일상에서 간과된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다. 이 밖에 박혜수 작가의 아카이브 작업 ‘실연수집’, 양소영 작가의 영상 작업 ‘더 퓨전(The Fusion)’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은 “미술관의 주요 의제 ‘자연, 뉴미디어, 인간’ 중 ‘인간’에 방점을 두고 개인의 존재와 삶을 성찰하는 전시”라며 “관객이 참여하고 공감하는 작품을 통해 정서적 소통과 교감, 치유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 18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 (051)220-7310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