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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조명받는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맞아 부산박물관서 11일부터 특별전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9-04-02 18:49:1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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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소설로 일제의 침략 알려
- 서신·사진 등 130여 점 전시
- 강연회·음악 공연도 준비

오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부산박물관에서 뜻깊은 전시가 열린다. 임시정부의 주프랑스 대사로 유럽 전역을 무대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서영해 선생을 기리는 ‘파리의 꼬레앙, 유럽을 깨우다’가 이날 시작해 6월 9일까지 개최된다.

   
상하이 임시정부 시절의 서영해 선생. 부산박물관 제공
서 선생에 관한 소식은 지난해 연말부터 적지 않게 알려졌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서 선생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백범 김구 선생의 사진이다. 밀정에게 총을 맞은 백범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사진을 통해 서 선생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월 서 선생의 독립운동기를 담은 책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정상천 지음·산지니)가 발간돼 본격적으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먼저 서 선생에 관해 소개하면 1902년 부산 초량의 한약방 집 아들로 태어나 3·1운동에 참가한 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임정에서 활동했다. 1920년 프랑스로 간 뒤 소르본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고려통신사’를 설립해 일본의 침략과 조선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1934년 임시정부의 주불외무행서 외무위원, 1945년 2월 프랑스 대사로 공식 임명됐으며 1936년 9월 브뤼셀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 국제 외교 활동을 펼쳤다. 그뿐만 아니라 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과 한국 전래민담 ‘거울, 불행의 원인’, 단편소설 ‘구두장수의 딸’로 조국의 독립과 우리 역사·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서 선생의 작품은 프랑스 문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큼 그를 단지 독립운동가로 한정하기에 재능이 너무 많았다. 서 선생은 해방 후 고향 부산으로 돌아왔지만 정치 혼란, 남한 단독정부 수립 등을 지켜보다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부인과 함께 경유지인 중국 상하이에 들렀다가 우여곡절 끝에 생이별했고 1956년 이후 소식이 끊겼다.

   
1937년 12월 서영해 선생이 김구 선생에게 보낸 편지.
서 선생에 관한 재조명 작업은 지난해 관련 유품이 부산박물관에 기증되면서 이뤄지기 시작했다.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앨범, 프랑스 언론 기고문, 임정과 주고받은 서신 등을 포함한 서 선생 유품 695점이 부산박물관에 기증됐고 이번 전시에 130여 점이 공개된다. 유품은 부인인 황순조 전 경남여고 교장과 류영남 전 부산한글학회 회장, 경남여고 역사관에서 관리하다 부산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번 특별전은 독립운동가 서영해의 파란만장했던 일생과 치열했던 독립운동으로 구성됐다. ‘영해嶺海, 태산과 그 깊은 바다’로 시작해 ▷‘압록강 철교 넘어 상하이, 파리로’ ▷‘임시정부 주프랑스 특파위원 서영해’ ▷‘귀국 후의 활동’ ▷‘결혼 그리고 영원한 이별’ 순으로 진행된다. 테마별로 서 선생과 관련한 유물 영상 사진 자료 등이 입체적으로 연출된다.

개막식은 오는 11일 오후 4시 부산박물관 부산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후 1시30분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 ‘3·1 혁명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주제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초청강연회와 부산시립예술단의 기념 음악회가 펼쳐진다. 특히 이날 서 선생의 손녀 수지와 스테파니가 박물관을 방문한다. 오스트리아 빈에 사는 두 손녀는 서 선생과 파리로 유학 온 오스트리아 출신 여성 엘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스테판의 딸이다. 서 선생은 2차 대전 발발로 엘리자와 만날 수 없게 됐고 부산으로 돌아와 결혼한 황순조 씨와도 뜻하지 않게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손녀들은 2017년 할아버지의 나라를 처음 찾은 후 이번 전시를 위해 다시 부산에 온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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