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문위 구성 연내 설계 용역
근현대역사박물관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인 부산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사진) 건물을 단순한 유물 전시관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시는 박물관 공간 활용(안) 수립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조성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11일 시의회 4층 이음홀에서 역사·문화·건축계 전문가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공간 활용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시의회 기획행정위는 지난해 7월과 10월 열린 공유재산 심의에서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 조성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 의결을 보류시키고, 시에 종합적인 재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는 난항을 겪고 있는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 사업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 공간을 박물관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전시와 체험 연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홍 부산공연사연구소 소장은 “박물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원도심 부활, 경제적·사업적인 부분을 고려해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종민 시의원도 “주변에 있는 영화체험박물관과 부산근대역사관의 사례에서 보듯 공간만 조성한다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여야 하는데 박물관은 한계가 있다. 과거 유물뿐 아니라 현재 부산 문화를 선보일 수 있는 전시·공연 공간으로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형의 실험적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재근 문화소통단체 숨 대표는 “기획단계부터 민간 주도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면서 공간의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린 시의원도 “다양한 문화적 시도가 가능한 생기 있는 공간이 되려면 우선 지역 문화인들에게 최대한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으로 조성하되 외국 사례처럼 다양한 콘텐츠와 아이디어가 접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신구 부산대 건축과 교수는 “완결된 박물관이 아니라 ‘박물관 같지 않은 박물관’으로 조성해 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로 승부하면 공간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 곽옥란 문화유산과장은 “다음 달 시의회 공유재산 심의에서 조성계획안이 통과되면 자문위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안으로 기본계획 수립 및 건축 설계 용역을 발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015년 한국은행 건물을 매입하고 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한다는 콘셉트를 확정한 뒤 국비를 신청해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했다. 전체 사업비는 299억 4500만 원이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