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 상권, 하나의 ‘복합몰’처럼
- ‘책주머니 망미골목 세트’ 판매
- ‘북 토크’ ‘본책나들’ 행사도 함께
필자는 동네책방이 문화공간으로 치우쳐 소개되는 것에 늘 아쉬웠다. 물론 동네책방이 독서문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책을 파는 가게로서 책방’에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이번 기사는 ‘골목상권과 동네책방’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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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온후책방’(대표 이인미)이 제작해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망미골목 지도. |
최근 카페와 음식점, 책방 등이 속속 생기면서 ‘망미단’이라고도 불리는 망미동의 작은 서점 ‘비온후책방’ 이인미 대표를 만나 망미골목 가게들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동네책방이 골목의 작은 가게들과 뭔가 함께하고 있다니 일단 궁금했다.
“우리는 우선 ‘복합몰’에 굉장히 익숙해진 것 같아요. 한 번 입장하면 여러 가지 일이 해결되는 형태 말이죠. 작은 책방이 골목의 작은 가게들과 함께하면 골목이 하나의 복합몰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골목상권에서는 작은 가게에 들어가면 그 가게 안에서 몇 개의 한정된 선택만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는데, 가게끼리 연결해 선택지를 공유하면 선택지 자체가 넓어지는 거잖아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이인미 대표)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욜로 라이프 페어에서 ‘비온후책방’은 ‘책주머니 망미골목 세트’를 선보였다. 단순히 책을 파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상품 꾸러미를 기획했다. ‘고래커피’의 드립백은 ‘어바웃커피’(소노 유지, 히라사와 마리코 지음)라는 책과, ‘세인 플라워’의 씨앗은 ‘채소를 기르자’(폴 맷슨 외 지음)라는 책과,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의 비건 빵을 ‘까칠한 채식주의자의 풍성한 식탁’(제이 지음)이라는 책과 짝지웠다. ‘고래커피’ ‘세인 플라워‘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 모두 망미골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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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미골목의 동네가게와 협력해 만든 책 꾸러미 상품. 비온후책방 제공 |
북 토크 행사 때도 동네 가게들과 함께한다. 모임이니까 자연스럽게 음식과 음료가 필요한데, 이럴 때 주변 가게들과 연계한다. ‘구름다리’라는 가게의 타마고산도나 ‘낙원다방’의 브런치 세트 등 구색이 다양하다. ‘비온후책방’은 망미골목 지도 제작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대단한 기획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 가봤던 가게를 소개한다는 마음으로 만드는데, 왕래하는 가게가 늘어나 어느덧 4번째 버전의 지도가 나왔다. 골목지도를 매개로 다른 가게 손님이 책방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망미동 골목 카페를 찾아가는 사람이 카페만을 보고 와서 하루에 카페 두세 곳 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카페도 가고 식당도 가고 책방도 가는데, 이를 골목지도가 돕는 셈이다.
얼마 전 끝난 ‘본책나들’ 행사도 동네이웃과 함께했다. 헌책을 나누는 헌책 전시이자 장터였던 ‘본책나들’에는 24개 팀이 참여했다. 이중 20개 팀이 인근 가게나 주민이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재미있는 일이 많죠. 우선 주변 여러 가게 안에 작가들 작품을 전시하는 것, 이 골목의 가게들, 망미골목 자체가 넓은 전시장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망미골목만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이 대표에게 물었다. 그의 답은 이러했다. “망미골목은 짧은 기간에 많은 이주민이 모여 형성된 편이죠. 어떻게 보면 모두 이방인인데 그래서 오히려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인근 가게 사장님들을 길에서 만나면 모두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다는 점은 무엇보다 좋아요. 이런 게 정말 동네고, 골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화숙 ‘책방 카프카의 밤’ 밤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