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편 모두 본상 수상 쾌거
- 봉 감독 “17년간 함께 작업 영광”
‘봉준호’라는 이름이 불리는 순간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격하게 껴안았다. 송강호는 무대로 향하는 봉 감독의 가슴을 세 차례나 힘차게 두드리면서 응원했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고 답했다.
제72회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 순간의 풍경이다. 봉 감독과 송강호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송강호의 칸영화제 수상은 미뤄졌다. 하지만 그가 출연한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 수상한다는 ‘기분 좋은 징크스’는 이어갔다.
올해 송강호는 다섯 번째로 칸영화제를 경험했다. ‘괴물’(2006)과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송강호는 자신의 수상은 놓쳤다. 대신 ‘밀양’ 때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박쥐’로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로 인해 올해 칸영화제 개막 전 송강호가 징크스를 이어가느냐, 아니면 징크스를 깨고 자신이 수상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송강호는 징크스 깨기에 실패했지만 봉 감독이 수상해 누구보다 기뻐하고 있다. 그는 봉 감독의 ‘페르소나’이기 때문이다. 송강호는 2003년 봉 감독과 ‘살인의 추억’을 찍으면서 인연을 맺었고 ‘괴물’(2006)과 ‘설국열차’(2013)에 이어 ‘기생충’까지 함께했다. 송강호는 “봉 감독과 ‘설국열차’ 이후 6년 만에 호흡을 맞췄는데 매번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력으로 꾸준히 도전하는 분이다”며 “‘기생충’은 ‘살인의 추억’ 이후 봉 감독과 한국영화의 놀라운 진화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여기에 “배우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예술가 경지에 올랐다”는 찬사까지 덧붙였다.
송강호를 대하는 봉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 이후 17년간 송 선배님과 함께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송 선배님은 정신적으로 의지가 될 수 있어서 더 과감하고 어려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해주셨다”고 추켜세웠다.
이제 남은 것은 송강호의 징크스 깨기다. 언제쯤 가능할까.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