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전동 ‘아스트로북스’ 손님 김수아 씨
- “대형서점은 베스트셀러 위주로 비치
- 인근 책방 점주가 좋은 책 먼저 권해
- 언니·조카 2명도 부담 없이 발걸음”
- 김희영 대표 “책의 촉감 느껴보세요”
- 구입동기 등 영수증 뒷면 쓰는 이벤트
- 이웃가게 상품교환권 증정 ‘상부상조’
동네책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책방을 개성 있게 꾸려가는 운영자다. 그리고 동네책방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단골손님이다. 그래서 ‘동네책방통신’에 ‘동네책방 단골 열전’을 신설해 부정기로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이 첫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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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구 장전동의 동네책방 아스트로북스를 찾은 다양한 손님. |
필자 또한 동네책방 단골로서 몇 군데 책방에 꾸준히 발걸음 한다. 그런 단골 서점 가운데 ‘손님’이 유독 인상 깊었던 서점은 부산 금정구 장전동 ‘아스트로북스’다. 원래 장전동 장성시장 안에 있었던 아스트로북스는 2017년 8월 ‘장성시장 안에서 마지막 영업일’을 맞이했다. 이날 그동안의 추억을 단골손님과 나누는 조촐한 행사를 열었는데, 상상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찾아와 책방 안이 열기로 후끈했다. 그 순간 궁금증이 밀려왔다. 어떤 마력이 이 단골들을 책방으로 이끄는 것일까?
아스트로북스는 2017년 12월 장전동의 지금 자리로 옮겨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에 만난 아스트로북스 단골손님은 김수아 씨다. 그는 언니와 함께 장성시장에서 빵과 음료를 파는 ‘복수가게’(상호)를 운영한다. 언니네 조카 2명을 포함해 네 식구 모두 아스트로북스 단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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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로북스의 단골 김수아 씨. |
“아스트로북스를 만나기 전에는 주로 대형서점을 이용했죠. 복수가게를 하면서 아스트로북스를 자연스럽게 접했어요. 대형서점에 비치된 베스트셀러는 알고 보면 나와 상관이 없어요. 내가 골랐다는 건 그냥 착각일뿐이죠. 이미 한정된 걸 보여주는 거잖아요.”
수아 씨는 동네책방 단골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의 할인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보다는 접근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걸어가서 책을 살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슈퍼마켓이든 서점이든 동네 안에서 해결하는 게 좋아요. 차를 몰고 번화가로 나가 무슨 큰 행사처럼 대형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보다 동네의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게 좋다고 할까요? 그런 게 자연스러운 소비라고 봐요.”
수아 씨는 “그냥 관심 분야 책이나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고른다”고 한다. 하이킹이나 달리기에 관심이 많은데 책방에서 추천해 준 ‘본투런’(다빈치출판사)을 재미있게 읽었고, 요즘은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중요한 것들에 대한 사색’(황금가지)에 푹 빠져있다. 뭘 읽을지 잘 모를 때 책방에 물어보면 간단한 추천사와 함께 책을 건넨다고 한다. 더러 책방에서 먼저 추천해줄 때도 있단다. 그런 책은 진짜 좋은 책이다.
아스트로북스 김희영 대표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스트로북스는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가족 단위 동네 사람이 이용합니다. 인근 학교 학생과 주민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동네 분들이 오가면서 온라인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책의 촉감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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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수증 이벤트에 당첨된 고객에게 보낸 메시지. |
그는 아스트로북스에서 하는 이색적인 이벤트에 관해 소개했다. “손님들께 궁금한 점이 있는데 말을 걸면 좀 방해가 되는 것도 같아 영수증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고요서사(서울 용산구)에 갔을 때, 인상 깊어서 허락을 받고 저희도 비슷한 이벤트를 시작했어요. 손님이 책을 살 때, 어떤 이유로 그 책을 택했는지가 정말 궁금하거든요, 영수증 뒷면에 책 제목과 구매 동기 등을 써서 응모해주시면 당첨된 분께 동네가게 상품교환권을 드려요. 인근 가게인 아르스나 복수가게 등이 일부 협찬해주시는데, 고맙죠. 서로서로 도움도 되구요.”
찾아가면 내 헤어스타일을 꿰고 있는 동네미용실처럼, 동네책방도 부담 없이 들러 책도 추천받고, 퇴근길 만 원의 행복이 되어주는 편의점 맥주처럼, 동네책방의 책들도 일상의 행복으로 우리 곁에 영원하기를….
이화숙 ‘책방 카프카의 밤’ 밤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