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의 작품에서 만나는 원숙함과 떠오르는 젊은 작가의 에너지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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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진욱 작가의 ‘Memory of mountain’. 갤러리 오로라 제공 |
경남 양산시 ㈔스페이스 나무 복합문화공간 내 ‘갤러리 오로라’는 18명의 작가를 초청해 ‘스페이스 나무 개관 4주년 특별초대전’을 열고 있다. 부산예술고 출신 스승과 제자 18명이 참여해 조각과 드로잉, 사진, 설치 등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중앙대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인 정영한 작가는 2007년부터 시작한 ‘아이콘’ 연작을 선보인다. 아이콘 시리즈는 앤디 워홀,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 등 ‘신화’로 존재하는 지난 세기의 우상들을 집중적으로 그렸다.
작가는 그림 속 대상, 모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즉,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사과를 화폭에 같이 그려 넣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억의 지속을 떠올리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부산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정안용 작가는 연기를 촬영한 사진을 수천 장 중첩해 도자기, 대나무 등 새로운 이미지를 만든다. 눈에 보이지만 촉각으로 잡히지 않는 이미지는 현실로 이루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꿈과 닮았다.
부산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염진욱 작가는 뚜렷한 외양 없이 색상들이 분분히 퍼져나가며 몽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경을 그린다. 그의 풍경화들은 시각적 재현이 아니다. ‘바람과 공기와 햇빛이 지나간 자리를 기억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은 산의 나무와 꽃들이 지나간 자리를 아련하게 표현했다.
‘빛과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부산 원로 작가 신홍직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그의 작품 ‘설악산’은 기암괴석과 단풍을 힘 있는 터치와 강렬한 색채로 화면에 담고 있다. 내면적 심상을 추상화에 가깝게 표현한 콜라그래피(지판화) 작품을 선보인 곽태임, 데님의 청지를 소재로 해 사실적인 동양화 기법으로 작업하는 한수예, 다양한 색상의 딱지 모양 천을 기하학적으로 배치한 노주련의 설치 작품은 저마다의 작품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이 밖에도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는 18일까지. (051)747-0715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