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 맡은 배우 플로렌스 퓨
- 영국 갔다가 운명적으로 발탁”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속
- 비밀요원 이야기 그린 스릴러
- 부산서 극장 상영 3회 모두 매진
- 영화 끝난 후 팬들 질문 쏟아져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첫 TV 드라마인 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을 극장에서 상영하기 위해 부산을 찾아 관객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일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박 감독이 연출한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의 감독판이 오후 1시부터 3회에 걸쳐 무료 상영됐다. 무려 6시간이 걸리는 관람이었지만 영화의전당은 티켓을 구하려는 관객으로 아침부터 북적였고 배부와 동시에 모든 회차가 전석 매진돼 박 감독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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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이 지난 8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에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영화의전당 제공 |
마지막 회 상영이 끝난 뒤 허문영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디렉터가 진행하는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이 마련됐다. 관객들은 2009년 개봉한 영화 ‘박쥐’ 시사회 이후 오랜만에 부산을 찾은 박 감독에게 뜨거운 호응을 보냈고 그 역시 관객과 만나기를 고대해왔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스크린으로 보면 더 좋은 작품이지만 저작권 문제 등으로 영화관 개봉은 할 수 없었다. 관객과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것이 속상해 이런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다”며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극장 상영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부산에서 다시 한번 하게 돼 기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상영 전 박 감독은 완벽한 관람 환경을 위해 영사실을 찾아 화면과 사운드를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많은 영화 팬이 기다렸던 자리인 만큼 GV에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 특히 ‘리틀 드러머 걸’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영토 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박 감독에게도 이에 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다소 예민한 정치적 이슈지만 박 감독은 “어느 편에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문제인데 원작자 존 르 카네는 이것을 양쪽에서 공평하고 객관적으로 봐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나 역시 이에 공감한다. 이스라엘 군인이지만 작전을 위해 완전히 적의 입장에 빙의해 분쟁을 설명하는 가디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그가 겪는 역설적 상황이 어쩌면 작품의 핵심이라 생각한다”고 차분히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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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스틸. |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영국 출신 신예 배우 플로렌스 퓨를 주연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운명적이었다”고 입을 뗀 박 감독은 “영국에 갔다가 플로렌스가 나오는 ‘레이디 맥베스’를 우연히 봤다. 언젠가 한 번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식사에 초대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함까지 갖춘 배우여서 인상적이었다. 얼마 뒤 영국 BBC와 미국 AMC가 공동제작하는 ‘리틀 드러머 걸’을 하게 됐고 제작자들 역시 플로렌스의 매력을 잘 이해하고 있어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완벽한 미장센의 비결, 방송판과 감독판의 차이, 향후 계획 등 박 감독을 향한 질문이 쏟아지면서 GV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30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박 감독은 미국에서 차기작을 준비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떴다.
거장 존 르 카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틀 드러머 걸’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작전에 연루돼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플로렌스 퓨)와 그를 둘러싼 비밀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다. 지난해 해외 방영됐으며 한국에서는 지난 4월 VOD 서비스 왓챠 플레이를 통해 감독판이 공개됐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