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으로는 단색화의 이미지와 비슷하지만, 물감의 얼룩과 물방울은 눈물을 연상시킨다. 겹겹이 덧칠된 동그라미의 층들을 가만히 보노라면 작가의 치열한 사유와 노동의 흔적, 침묵의 깊이가 우러나온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갤러리폼에서 열리고 있는 문주영 작가의 전시 ‘멀리서 온 편지’는 삶과 눈물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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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주영 작가의 ‘멀리서 온 편지’. |
문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오래된 일기장에 떨어져 푸른색으로 얼룩진 눈물 자국이 아름답고 의미 있게 보였다”며 “삶의 슬픔과 고통, 기쁨, 사랑이 발하는 마음의 모양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상징이라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수채화 작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감과 종이, 면천, 염색과 바느질 등 다양한 재료와 방법들이 어우러진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부산 전시인 만큼 해운대 바다를 표현한 작업도 눈에 띈다. 붉은 원을 그린 종이를 여러 장 겹쳐 역동적인 파도 모양을 표현했다. 제주도 바다를 표현한 ‘블루 페인팅’ 작품들은 눈물방울 수천 개를 반복적으로 표현하면서 종이에 수채화로 그려냈다. 수채물감을 수십 차례 덧칠해 울어있는 듯한 표면은 멀리서 보면 마치 물결치는 바다처럼 관객에게 묘한 깊이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문 작가의 작업은 반복적인 그리기와 지우기의 행동이 하나의 명상과 같은 작업, 즉 수행이 된다. 오는 28일까지. (051)747-5301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