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문화회관 ‘금정수요음악회’
- 르네상스·바로크시대 음악 감상
- 공연 끝엔 현대무용 더해져 감동
- 공연장 고유 기획 담긴 상설공연
- 특화 콘텐츠 끝없는 고민·개발로
- 지역 공연 문화 활성화 도모해야
지난 5일 오랜만에 금정수요음악회(부산 금정문화회관)를 찾았다. 이날 연주는 카운터테너 김대경과 류티스트 곽승웅의 고(古)음악 연주회였다. 고음악은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악 영역이 아니기에 참으로 귀한 연주회였다. 르네상스 음악부터 바로크 음악까지 만날 수 있는 음악회는 바흐의 평균율 음악 이전의 순정률 음악을 만난다는 것 자체로 하나의 설렘이다. 400~500년 전의 음악인 류트 연주와 카운터테너는 관객이 과거로 여행을 떠나게 해주었다. 부산으로서는 행운이다. 공연이 끝날 무렵 현대무용이 더해지면서 과거 소리와 현대 몸짓은 한 그림으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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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금정수요음악회에서 카운터테너 김대경(왼쪽)과 류티스트 곽승웅(가운데), 현대 무용가가 함께 공연하고 있다. |
부산에는 상설 공연이 많다. 1100회를 넘긴 ‘MBC 목요음악회’, 700여 회의 ‘화요음악회 좋은음악 & 좋은만남’, 680회를 넘긴 ‘금정수요음악회’, 340여 회의 ‘스페이스 움 음악회’ 등이다. 어디 이뿐인가.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정기적으로 다양한 공연이 매주 또는 매월 이루어진다. 이렇듯 공연장은 나름대로 활성화되고 있지만, 정작 연주자들은 무대가 부족하다고 하고, 관객은 볼 공연이 없다고 한다. 접점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서울 중심 공연 문화와 비교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특히, 기획자의 경우 그 비교가 간단하다. 서울에 비해 부산은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못해 공연 문화가 뒤처진다고 많은 기획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삶은 서울이 아닌 여기 부산에 있다. 그러므로 부산을 어떻게 좋은 환경으로 바꿀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어떤 점을 보강하면 공연 문화를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기획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부산 MBC의 ‘목요음악 감상회’는 전국 최초로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라디오 방송이 아닌 현장에서 만나는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참으로 앞선 기획이다. 부산이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다. 크고 작은 각각 공연장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음악회를 보면,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무대가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각 상설 무대가 고유한 특색을 선명하게 갖도록 하는 고민은 언제나 필요하다.
앞서 소개한 금정수요음악회의 고음악 연주회 등은 상설 공연에 그 공연만의 특색을 담으려는 의미 있는 노력이다. 필자도 한때 국도아트홀에서 진행된 ‘부산 음악가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스페이스 움 음악회’를 기획해 지난 4월부터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열기 시작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기성 연주자들의 음악과 이야기를 펼치는 장으로 마련했다. 전문 연주자가 음악을 공부하는 어린 학생과 함께 연주도 하고, 연주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연주를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갖고 관객과 ‘동행’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다.
상설 공연은 각 공연장 고유의 기획성을 담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남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번스타인은 1958년부터 1972년까지 뉴욕필하모니와 ‘청소년 음악회’를 열었다. 음악 강연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결합하여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미래의 음악인을 만나고 발굴했다. 번스타인과 함께했던 무대를 통해 등장한 신진 음악인들이 이제는 그의 뒤를 따라 다양한 음악인을 양성하는 작업을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한 예술가의 의도된 기획으로 많은 예술가와 음악 애호가가 탄생했다.
특화된 상설 공연이 더욱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 고유의 특성을 쌓아가는 공연 기획은 지역의 음악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