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사본 복원, 전통음률 붙여 발표
- “잘 다듬어 후손에 물려주겠다”
지난 13일 부산 기장군 대변리 하가빈 커피(갤러리 재우)에서 ‘기장군의 가사문학 무형 보물-차성가(車城歌) 발표회’가 열렸다. ‘차성가 발표회’는 아주 특별한 행사였다. 첫째 한국 전통 문학 양식이자 민족문화 자산인 가사(歌辭) 문학의 숨결을 민간의 노력으로 오늘에 맞게 되살린다. 둘째 기장 지역 예술인이 힘을 모아 기장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사랑하고 가꾼다. 이런 취지와 특징이 잘 어우러진 문화 현장이었다. 그런 취지가 공감을 낳은 덕분인지 행사장에는 많은 주민이 들어찼고, 활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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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부산 기장군 대변리 하가빈 커피(갤러리 재우)에서 ‘차성가 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기장군 제공 |
먼저, 가사 문학 작품 ‘차성가’에 관해 조금이나마 알아보자. 이날 행사장에서 사회자 이경렬(차성가음률복원위원회 연구위원) 씨가 “‘차성가’ 음률 복원을 위해 참으로 큰 힘을 보태주신 기장의 어른”이라고 소개한 기장향토문화연구소 황구(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소장이 현장에서 들려준 설명을 중심으로 간추려본다.
차성(車城)은 기장(機張)의 옛 이름이다. 기장이라는 지명이 쓰인 것은 올해로 1262년째, 차성이라는 별칭이 고려 시대에 등장해 쓰인 것은 지난해로 1000년이 됐다. 기장의 원로 고 홍영식 선생이 생전에 소중하게 보관해오던 ‘차성가’ 필사본과 주석이 기장현향토문화연구소(당시 소장 공태도)로 전해졌고, 이것이 1998년 5월 ‘기장향토문화연구지’에 발표됐다. 이를 계기로 ‘차성가’를 제대로 전승하고 그 가치를 알릴 길이 열렸다. 황구 소장은 “‘차성가’는 19세기 기장군의 크고 작은 8개 읍을 131구절 1929자에 담은 가사 작품으로, 백성이 사는 삶의 현장과 기장의 자연경관을 두루 담은 점 등에서 송강 정철의 가사 ‘관동별곡’ 등에 못지않은 가치와 작품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런데 ‘차성가’는 원작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음률 또한 전해지지 않는다.
황구 소장을 비롯해 차성가음률복원위원회(연구위원 김인숙 국악인, 전희정 작곡가, 이경렬 이광희 씨)등 예술·문화인들은 ‘차성가’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고 기장의 지역문화를 더 풍부하게 가꾸고자 가사 작품인 ‘차성가’에 전통의 음률을 붙이기로 했다. 관련 자료를 모아 분석·검토하는 것을 시작으로 곡을 만들고, 이에 맞는 국악기를 편성하고 시험하는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황구 소장과 이경렬 연구위원은 “뜻있는 몇 사람이 모여 ‘차성가’의 속뜻을 찾아내고 여기에 국악의 음률을 붙이는 데 지난 3년간 노력했다”고 했다. 음률 복원의 주역들은 깊은 고민 끝에 ‘차성가’의 음률을 두 가지 형태로 만들어내기로 했다. 하나는 다소 느리고 묵직한 ‘송서(誦書)·율창(律唱)’의 형태이고 또 하나는 좀 더 경쾌하고 빠르면서 친근한 민요(노래) 형태다. 이날 발표회에서 두 가지 모두 선보였다. 이는 더 많은 사람이 복원한 ‘차성가’를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시도로 다가왔다.
차성가음률복원위원회와 황구 소장은 “‘차성가’ 음률 복원 발표회는 오늘이 ‘1차 발표회’일 뿐이다. 이제부터 더욱 다듬고 다듬어 후손에게 잘 물려주고 무형문화재로도 등록하겠다”고 뜻을 다졌다.
◇ 가사 ‘차성가’의 첫머리
아동방 팔로에 명산대천 허다하다
태백산 낙동강이 우리 영남 제일이라
지령이 이러하니 인걸이 없을손가
성현군자 뉘뉘시며 문장달사 뉘뉘신고
가소한 이내 장부 하읍 기장 생장하여
국중승지 뉘 다보리 경내 산천 구경하세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