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로 국제 콩쿠르 우승
- 1956년 설리번 쇼 소개돼 화제
- 작년 영구귀국, 올해 시민권 획득
- 내일 영화의전당서 콘서트
- 모차르트 협주곡 21번 들려줘
“이제 저의 카네기홀은 지역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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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한동일이 지난해 9월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연습하는 장면. 한동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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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1세대 음악가’로 전 세계를 누볐던 피아니스트 한동일(78)이 돌아왔다. 1954년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미국으로 떠난 13살 음악 신동이 65년 만에 백발의 노신사가 돼 귀향했다. 긴 여정이었지만 그의 곁에 늘 피아노가 함께했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한국국제예술교류협의회는 19일 오후 7시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한국의 자존심 거장 피아니스트 한동일 콘서트’를 개최한다. 한동일은 이번 무대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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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6월 ‘도미(渡美) 5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한동일(앞줄 왼쪽)이 서울시 교향악단 팀파니스트였던 구순의 아버지 한인환(앞줄 왼쪽 두 번째)과 연주하고 관객에게 소개하는 모습. |
한동일은 이 곡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1967) 이야기부터 꺼냈다. “미국 뉴욕에서 이 영화를 봤어요. 영화에서 이 곡의 제2악장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흘러 나와요. 모차르트는 깨끗하고 아름다워요. 모차르트를 들으면 정신적으로 죄를 씻는 기분이에요.”
한동일은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최초의 한국인 피아니스트였다. 미 5공군 사령관 새뮤얼 앤더슨 중장이 공군사령부 강당의 피아노로 연습하던 그의 모습을 본 뒤 후원자를 자처하면서 1954년 6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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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CBS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했던 모습. |
1956년 ‘CBS 에드 설리번 쇼’에 한국에서 온 천재 피아니스트 소년으로 소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당대 최고의 쇼로, 최근 방탄소년단이 비틀스가 출연한 모습을 재연하며 출연해 화제가 된 ‘더 레이트 쇼’의 전신이다. 그해 카네기홀에서 뉴욕필하모닉과 협연하고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1965년에는 레벤트리트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 콩쿠르 우승을 기록했다. 당시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으로부터 ‘동양의 모차르트’라는 찬사도 받았다. 1969년부터 인디애나, 일리노이, 북텍사스대학을 거쳐 2005년까지 보스턴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울산대 석좌교수·음대 학장, 일본 히로시마 엘리자베스 음대 초청 교수도 잇따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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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 미국 백악관 초청 공연에서 재클린 케네디(왼쪽 두 번째)와 만난 한동일. |
지난해 영구 귀국한 한동일은 지난 3월 시민권을 얻었다. 그는 “지난 3월에 주민등록증도 나오고 지난 12일에는 한국 여권도 나왔다. 이제 100% 대한민국 시민이 됐다”며 웃었다.
이번 콘서트는 시민권을 얻은 뒤 여는 첫 부산 공연이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한동일은 해방 이후 서울로 내려왔고 한국전쟁 피란민으로 부산에 와 1953년까지 2년간 살았다. “6·25 때 고생하며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부산은 친근해요. 초량에 살면서 다녔던 초량교회에 부산에 올 때마다 들르기도 하고요. 부산은 저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할 수 있죠.”
그는 부산 공연에 이어 경남 함양, 경북 안동 등 지역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1954년 한국을 떠난 뒤 한국의 모든 아름다움을 제가 놓친 거나 마찬가지예요.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는 제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많이 활동했죠. 이제 대한민국이 거대한 나라가 됐고 음악으로서도 우리는 굉장한 강대국이 됐어요. 우리나라의 ‘원더풀한 영’ 아티스트는 카네기홀 등 세계무대에 계속 다녀야죠. 78세인 저는 지역 구석구석을 방문해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을 연주하면서 저의 피아노 이야기를 통해 지역 분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대한민국의 정신, ‘하트 앤 소울’은 지역에 있다고 봐요. 이제 저의 카네기홀은 지역에 있어요.” VIP석 10만 원,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010-9168-9434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