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구름작가’ 강운의 13년 한지 실험

한지 조각조각 붙여 만든 구름, 그 사이로 느껴지는 청명한 바람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06-18 18:49:3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고행같은 작업 끝에 완성한 작품
- 잡념과 고통을 잊게 해준 과정

- ‘상처/치유’ 주제 대표작 100점
- 30일까지 신세계갤러리서 전시

서양화가 강운(53)은 하늘 위 변화무쌍한 구름을 그리는 작가다. 작가의 이름 또한 구름 운(雲)자로, 구름 작업은 그의 운명이나 다름없다. 대형 캔버스에 정처 없이 흐르는 색색의 구름은 관람객을 편안하게 압도한다.
   
캔버스를 하늘 삼아 변화무쌍한 구름을 형상화한 강운 작가의 ‘공기와 꿈’.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 제공
구름 작업은 추운 겨울 창가에 앉아 본 하늘 풍경의 구름에 착안해 시작됐다. 강 작가는 “표면적으로 하늘이란 실체의 묘사이나 사실은 구름과 바람과 빛이 빚어내는 한 수의 서정시였고, 명상을 통해 자연과의 순환적 감정이입을 성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강운 작가의 ‘0-1095’.
‘구름의 화가’ 강운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이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20대의 불안을 달래주었던 하늘, 자연의 상처에 공감했던 갯벌의 흔적들, 마음을 비우기 위해 무수히 반복해서 찍었던 점 등 작품에 드러난 형상은 다르지만 심리적 상흔을 치유하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겼다”고 밝혔다. 그는 1990년대부터 캔버스를 하늘 삼아 유화로 변화무쌍한 구름을 형상화했고, 2006년부터 유화물감에서 과감히 한지로 재료를 바꿔 구름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의 대표작 ‘공기와 꿈’ 시리즈는 천 위에 천연염색 한 한지를 붙이고 그 위에 얇은 한지를 잘게 오려 겹겹이 붙이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기에 구름의 입체적인 깊이감과 결이 살아 있다. 그는 “잡념과 고통이 없어질 때까지 오랜 시간 작은 한지 조각을 화면에 붙인다. 수행과도 같은 과정을 통해 ‘구름’이란 소재는 보이는 형상 안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사유와 철학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0-1095’시리즈는 일획(一劃)의 점으로 그려진다. 아크릴판 위에 젖은 화선지를 놓고 점을 찍어 물감이 자연스럽게 번져나가게 한 뒤 종이가 마르면 판에서 떼어내는 방식이다. 작가는 이런 작업을 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다는 의미에서 날짜 수이자 작품의 개수를 나타내는 ‘0-1095’라는 제목을 달았다. 반복적으로 선을 긋는 행위는 똑같지만, 결과물은 당시의 온도나 습도, 종이의 부착 상태, 작가의 신체 리듬 등에 따라 어느 것 하나 같지 않다. 이는 수많은 경우의 수 앞에서도 의연하게 견뎌내야 하는 인간의 숙명과도 닮았다.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은 ‘상처/치유’다. 작가가 개인적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작품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철조망을 모티브로 한 신작 ‘상처’, ‘흔적’ 시리즈는 고통의 감정들을 철조망 형상으로 캔버스에 그리고, 긁어내고, 지우기를 반복해 겹겹이 지워져 덮인 상처의 흔적을 표현했다. 캔버스 표면은 작가의 살갗이고 선은 상처의 감정과 기억이다. 강 작가는 “이번 신작은 덮어뒀던 상처의 감정들을 꺼내어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며 “전시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가진 관람자와 내 상처의 기억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했다. 신작을 포함해 ‘공기와 꿈’, ‘0-1095’ 시리즈 등 대표작 100여 점이 걸렸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051)745-1505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7. 7“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2. 2‘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3. 3[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4. 4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5. 5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6. 6[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7. 7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8. 8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9. 9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10. 10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 1"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2. 2“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3. 3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4. 4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5. 5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6. 6"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0. 10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9. 9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