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인상주의 작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 ‘사이프로스가 있는 밀밭’이 컴컴한 전시실을 환하게 밝혔다. 가로 길이 70m에 달하는 전시실 내부 벽은 온통 불길처럼 흔들리는 들판, 타오르는 나무, 소용돌이치는 하늘이다. 선명한 색채로 자연을 그렸던 고흐의 풍경화는 마치 붓이 춤을 추는 듯 관객의 눈앞에서 움직인다. ‘빛의 작곡가들’이라 불리는 ‘끌로드 드뷔시’와 ‘모리스 라벨’의 곡이 거장의 작품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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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화가들’ 전시장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
인상주의 화가 모네, 고흐, 고갱, 마네, 르누와르, 드가, 세잔의 명화를 디지털기술로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 전시회 ‘빛의 화가들’ 전이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오는 9월 29일까지 열린다. 과거 유명 화가의 전시가 한정 수량의 원화 전시에 그쳤다면, 이번 전시는 원화에 최대한 근접한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통해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빛의 화가들’ 전은 명화 작품을 영상으로 재구성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모션을 추가해 배경음악과 함께 감상하는 전시다. 원화 전시와 달리 미디어 아트는 실제 그림보다 몇 배 이상 확대해 붓 터치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고 다양한 영상 기법을 통해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보듯 관람할 수 있다. 관객은 전시공간을 자유롭게 거닐며 시각·청각 ·공감각적으로 작품을 감상한다.
전시는 크게 6개의 존(Zone)으로 구성된다. 전시 작품의 이해를 돕는 공간 ‘인상주의에 대하여’를 비롯해 ‘지베르니의 정원’, ‘반 고흐와 폴 고갱’, ‘인상주의의 거장들’, ‘그랜드 피날레’, ‘인터랙티브 존’ 등에서 프로젝션 전시와 뉴미디어 인터랙티브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인상주의 작가들의 대작을 가로 길이 70m에 달하는 초대형 파노라마 영상으로 구현한 ‘그랜드 피날레’는 이번 전시의 절정이다. 공간 자체가 작품이 되어 마치 작품 속에 빠져든 듯한 몰입감을 준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배경으로 자신의 스케치를 스캔해 작품에 더해보는 ‘스케치존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문화롭데이’에는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관람료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중·고교생) 9000원, 어린이(만 12세 이하) 7000원. 매주 월요일 휴관.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