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연지못 아래서 펼쳐지는
- 신라 무녀와 낭도의 사랑이야기
- 대사 없이 무용·음악으로 전달
- 전작들 8만여 명 관람 큰 인기
- 내달 2일~8월 31일 부산국악원
“도래도래도래~.” 구슬픈 가락이 흐르고 무용수의 어깨에 달린 하얀 천은 학(鶴) 날개가 돼 너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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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국립부산국악원 예지당에서 열린 한류 상설공연 ‘천생연분 시즌 2’ 리허설 장면. 학이 되는 무녀(왼쪽 사진)와 화랑을 꿈꾸는 낭도가 군무를 추고 있다. 부산국악원 제공 |
국립부산국악원 한류 상설공연 ‘천생연분 시즌 2’(다음 달 2일~8월 31일 예지당)가 신라 시대 판타지 로맨스로 돌아온다. 이 작품은 시즌 2를 맞아 제목과 로맨스라는 큰 틀만 남겨두고 탈바꿈했다. 부산국악원은 공연을 앞두고 지난 25일 프레스 리허설을 개최해 작품을 공개했다.
조선 시대 전통 혼례를 국악 뮤지컬에 담은 전작과 달리 시즌 2는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대사가 없는 무용극을 펼친다. 붉은 머리 학이 되는 무녀 ‘단정’과 화랑을 꿈꾸는 낭도 ‘흠모’의 사랑 이야기지만 내용은 오로지 무용과 음악으로 전달한다. 무대 양쪽 모니터에 4개 국어로 간단한 장면 설명이 제시된다.
부산 동래 지역에서 전승되는 민속춤인 동래학춤을 작품에 녹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정을 비롯한 여성 무용수는 학의 동작에서 따온 춤을 춘다. 동래학춤 뿐만 아니라 궁중연회에 쓰인 학무(鶴舞)에서도 디딤, 손동작 등을 참고했다. 학을 모티브로 제작한 의상도 춤과 어우러져 무대를 채운다. 낭도의 군무로 동래학춤을 재현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신라 향가도 활용했다. 후렴구가 반복되는 향가의 특징을 살려 돌아온다는 뜻의 ‘도래(渡來)’를 사용해 작곡했다. 무대 2층에 연주단이 위치해 공연 내내 라이브로 음악을 들려준다.
배경을 부산 연지못으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부산국악원이 부산진구 연지동에 있다. 부산진구와 동래구 지역이 신라 거칠산국이었다는 것을 고려했다.
천생연분은 연희집단 ‘The(더)광대’와 천하제일탈공작소에서 전통예술과 연희로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 김서진 연출자가 한혜정 작가와 호흡을 맞춰 만들었다. 김서진 연출은 “우리가 할아버지 모습으로 알고 있는 산신령이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고대 문화에 관심이 갔다. 여신 문화 쇠퇴가 뚜렷하게 나타났던 고대 신라를 배경으로 전통춤과 음악으로 판타지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부산국악원 김경희 원장은 “영남의 콘텐츠로, 영남의 이야기를 가지고 부산국악원만의 브랜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한국음악의 섬세함과 춤의 고즈넉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3년간 장기 공연한 한류 상설 공연 ‘왕비의 잔치’ 시즌 1, 2, 3와 후속작으로 지난해 무대에 오른 국악 뮤지컬 ‘천생연분’은 총 525회 공연돼 약 8만9000명이 관람했다. 객석점유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외 관광객과 부산시민이 관람했는데 외국인은 10%가량 차지했다.
부산국악단 단원 70여 명이 A와 B로 팀을 나눠 공연한다.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공휴일 오후 3시. 전석 3만 원, 부산 시민 1만 원. (051)811-0034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