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아픔 위로… 관객 눈물
- 협연 조성진, 관객들 환호 응답
- 커튼콜 이어지며 두 차례 앙코르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파도 소리 물새 소리에 눈물 흘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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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 26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에 앞서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기다리는 마음’을 한국어로 부르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
노래가 끝난 무대와 객석에 정적이 흘렀다. 몇몇 관객은 눈물을 떨궜다. 노래는 3분에 불과했지만 진심을 전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26일 ‘조성진&헝가리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BFO)’ 공연이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은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 더욱 뜻깊었다. BFO를 이끄는 세계적인 지휘자 이반 피셔는 공연을 시작하기 전 마이크를 잡고 객석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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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연 후 화동에게 꽃을 받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
“우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왔습니다. 최근 아주 비극적이고 참담한 사고가 있었던 곳입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민과 저를 포함한 오케스트라 단원은 이 사고로 인한 슬픔과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작은 위로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공연에 앞서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한없이 기다리는 그리움이 담긴 한국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애도곡으로 준비했습니다. 추모곡이 끝난 후 박수는 삼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 60여 명은 악기 대신 악보를 손에 들고 한국어로 2절까지 불렀다. 특히 ‘기다리는 마음’(장일남 작곡)은 부산 출신 김민부(1941~1972) 시인이 노랫말을 쓴 곡이라 더욱 특별했다. 부산 동구 초량 이바구길에는 부산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김민부전망대’도 있다.
헝가리 야노시 아데르 대통령도 공연 프로그램 북 첫 페이지에 추모 글을 실었다. 아데르 대통령은 “이 사고는 부다페스트 한가운데서 일어났지만, 한국 국민들에게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 참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지휘자 이반 피셔와 BFO가 한국에서의 공연을 희생자들에게 헌정함으로써 헝가리를 대신해 깊은 조의를 전할 것이다. 오늘 밤, 음악이 저희의 심정을 대변할 것이다. 음악을 통해 위로의 마음을 전해드린다”고 썼다.
부산문화회관 이용관 대표는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추모곡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들으니 눈물이 났다. 공연의 분위기도 따뜻해졌고 부산 관객의 호응도 대단히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협연한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부산 관객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예정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가 끝난 뒤에도 커튼콜이 이어지면서 두 차례 앙코르 연주를 들려줬다. 커튼콜을 모두 합치면 8차례나 됐다.
국제신문 창간 72주년, 복간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공연에는 1500여 명의 관객이 만석을 이뤘다. 예매 시작 당일 일찌감치 매진된 공연을 보기 위해 이날 문화회관 대극장 입구에 ‘표를 구한다’는 피켓이 등장하기도 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